[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종반을 향하고 있는 차기 대선에서 또 다시 단일화가 부상했다.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기존 입장대로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선거마다 자신의 '철수 정치'가 계속 언급되는 것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단일화 관련해 약 30분 넘게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이번 대선에 나온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 지금 위기에 처해 있는지 많은 분이 모르기 때문"이라며 "미중 기술패권 전쟁 속에서 우리의 생존전략은 무엇인지,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지 중요하다. 나라가 망할 게 뻔히 보이는데 저 혼자 마음 편히 있어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들께 간절히 호소하고 동의한다면 제가 당선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몇 년 뒤 '안철수 말이 맞았구나'라고 느끼는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 후보는 "시장 유세를 가면 '이번에는 도중에 그만두지 마라', '이번에도 단일화할 거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모두 사실과 다르다"며 "제가 10년간 선거와 관련된 게 9번인데 지난 2012년 대선을 제외하고 모든 선거에서 완주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그간 선거에서 모두 단일화했다는 것은 기득권 정치 세력의 이미지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2년 대선의 경우 정치나 사람에 대해 처음이다 보니 제 스스로 '내가 선의로 대했구나. 다시는 그런 실수는 안 하겠다'고 다짐했다"며 "이후 제가 단일화를 안 하겠다고 하면 100% 단일화를 안 했고, 하겠다고 한 적은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때 단 한 번"이라고 강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제가 정권교체 주역이 되려고 대선에 나왔다. 당선이 목표지 완주가 목표가 아니다"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 제가 어떤 사람이고,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대한민국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설명하면 국민이 인정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추후 국민의힘이 단일화 관련 진정성 있는 제안을 할 가능성에 대해 "언론에서 나온 정보 등에 의하면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둘로 나눠져 있다"며 "내부에서 합의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어떤 제안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민주당이 공동정부론, 국민의힘이 DJP 연합 카드를 꺼낸 것에 대해 "양당 어느 쪽이 집권하더라도 내각과 국민은 반으로 나뉠 것이다. 기득권 정당이 집권하면 인재 풀을 자기 진영으로 확 좁혀 나중에는 무능한 사람만 남을 것"이라며 "저는 좌에 있던 우에 있던 가리지 않고 전국에 있는 인재를 등용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강조했던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 협상에 응해야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정권교체가 목적이 아니다.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추후 집권세력이 지난 5년보다 더 잘못된 국정운영을 하고 나라가 더 엉망이 되면 안 된다. 제가 정권교체만 부르짖는 게 아니라 더 좋은 정권교체를 강조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단일화 논의는 할 수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안 후보는 "지난 TV토론에서 저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연금개혁을 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원내정당 4명의 후보가 모여 원탁 테이블이든 토론이든 마주 앉아 현안을 이야기하면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할 수 있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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