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IPO 기업의 상장 당일 증권사 거래시스템이 마비돼 공모주 투자자들이 제때 매매하지 못 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흥행에 성공한 공모주 상장일마다 전산 장애 문제는 반복되고 있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증권회사의 민원건수는 2815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20.5% 늘었고, 이 중 증권사 HTS·MTS 장애와 관련된 '내부통제·전산장애' 유형은 전년 동기 대비 140.1% 증가했다.
이처럼 증권사 먹통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거비스 개선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서버 증설 규모나 시스템 개선 투자 비용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메인시스템 용량을 늘리고, 서버 회선 용량을 늘리는 등 전산 장애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운영 장비나 전산 관련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D증권의 민원 건수는 36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전산 장애에 대한 민원은 351건으로 전 분기 대비 1200%나 증가했다. 카카오페이 상장 당시 폭주했던 민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D증권은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MTS 거래가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이 불편을 호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 D증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상장) 이후로 LG엔솔도 진행했는데 그때 평상시 운영 용량보다 10배 정도 서버를 증설했다"면서 "IDC(데이터센터) 증설과 함께 청약이나 이체 등 각종 업무의 프로세스도 간소화했다"고 밝혔다.
S증권사도 전산 장애 민원이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전체 민원 41건 중 전산장애 민원이 29건으로 전 분기(25건) 대비 16% 증가했다. 지난해 총 민원은 130건이었고, 그 중 전상장애 민원은 56건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B증권사의 4분기 전산 장애 민원 건수는 6건으로 전 분기(3건) 대비 100% 늘었다. H증권사는 4분기 민원 46건 중 30건이 전산 장애 민원이었다.
이처럼 증권사의 서버 먹통이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히자 업계에서는 IPO 시장이 성장한 만큼 증권사들이 서버 확충 등 시스템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때마다 터지는 전산 이슈에 증권사들도 서버 증설 등 시스템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IPO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은 선제적으로 서버를 증설하고, 전산 장애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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