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2일 부산 광복동 패션거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부산=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 토론회 도중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답변을 들은 뒤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자신의 행동에 대해 "그 정도는 알 줄 알았다"고 한심해했다.
안 후보는 22일 부산 광복동 패션거리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전날 TV토론회를 잘했다는 유세 사회자 평가에 "제 실력의 반밖에 쓰지 않았다. 이전 1, 2차 토론에서는 후보들에게 예의를 지키려고 했다"며 "현재 우리나라가 위기인데 비전·정책을 말하는 후보가 없어 더는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지도자는 다 알 필요 없이 머리만 빌리면 된다는 것은 수십 년 전 사고방식"이라며 "지금은 여러 분야가 굉장히 섬세하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한 분야에서도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있다. 21세기에는 어떤 전문가의 머리를 빌릴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머리를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적임자로 자신을 지목했다.
안 후보는 이날 부산 부평 깡통시장과 국제시장을 찾아 바닥 민심을 살폈다. 특히 한 상인이 "저쪽 사람(이재명 후보)을 까야지, 왜 이쪽 사람(윤석열 후보)을 까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너무 몰라서요. 당황하는 사람은 많이 까이는 것처럼 보이는데 저는 (모든 후보를)다 깠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2일 부산 부평 깡통시장에서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안 후보는 자신이 부산의 적자임을 강조하며 '고향' 민심을 얻기 위해 연고를 강조했다. 그는 "저는 토박이 부산 사람으로 저희 할아버님이 부산상고, 저희 아버님이 부산공고, 제가 부산고를 나왔다"며 "서울에서 열심히 우리 부산의 명예를 드높이고자 활동하다 보니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 저는 뼛속 깊이 부산 사람이고 서울에서 정치하면서 부산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윤 후보를 향해 여러 차례 날카로운 '송곳 질문'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디지털 데이터 경제가 무엇이냐는 자신의 질문에 윤 후보가 "5G, 데이터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과 이것들이 전부 클라우드에 모여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중요하다"고 답하자 "그것은 하드웨어 쪽이지 데이터 인프라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후 "정부 데이터 개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윤 후보가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보안 사항도 있는 것 아니냐"고 답하자 눈을 질끈 감고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에 안 후보는 "국가 데이터 공개는 데이터 산업과 인공지능의 근본"이라며 "정부에서 이런 것들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가 갈수록 뒤처지고 있고, 차기 정부의 중요한 국정운영 목표 중 하나가 공공 데이터 공개라고 믿기에 여쭤본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확실한 문제의식을 안 가진 것 같아 우려된다"고 질타했다.
부산=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