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소아골절은 성장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집중력을 저하시켜 학업 능률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숙면을 방해해 키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사진=힘찬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은 기쁨과 걱정이 공존하는 시기다. 새로운 반에서 새 친구들을 사귀는 설렘이 있는 시기지만 또래보다 유난히 키가 작다면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2020년 교육부가 공개한 '2019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학생 평균키는 △초등학교 1학년 122.2㎝(남), 120.6㎝(여) △중학교 1학년 160.2㎝(남), 157.1㎝(여) △고등학교 1학년 172.8㎝(남), 161.1㎝(여) 등으로 조사됐다.
아이들의 안전사고와 질환이 자칫 급격한 성장이 이뤄져야 하는 소아청소년기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선천적 요인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후천적 요인은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키 성장을 막는 후천적 요인으로는 소아골절과 알레르기성 비염이 대표적이다.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대면수업이 늘어남에 따라 소아골절 위험이 커졌다. 지난해 학교안전공제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학교안전사고는 코로나19로 재택수업이 많았던 2020년 총 3만9212건에서 등교수업이 확대된 2021년 총 8만6905건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손과 팔, 무릎 부위 부상이 흔하다. 친구들과 장난을 치거나 자전거, 공놀이를 하다가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이나 무릎으로 땅을 짚어 골절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골절사고는 성장판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들의 뼈는 성인과 달리 많은 부분이 연골 상태로 돼 있어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연골 상태는 성장판(골단판)이 열려있다는 의미다.
골간단(뼈의 길고 곧은 주요 부분인 골간과 뼈의 끝부분인 골단 사이의 부위)과 골단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성장판은 연골세포로 구성된다. 이 성장판의 연골이 골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장골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성장이 이뤄진다. 뼈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소아골절은 성장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판이 손상돼 성장판 조기폐쇄가 발생하면 성장이 멈출 수 있으며 무릎, 고관절, 족관절 부위가 골절돼 긴 뼈가 휘어지는 골변형이 생기면 키가 작아 보일 수 있다.
골절사고를 예방하려면 과격한 몸싸움이나 장난은 자제하도록 지도하는 등 골절사고에 대한 안전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할 때는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인대를 충분히 이완해주고 헬멧, 손목 및 무릎 보호대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만약 골절사고를 당했다면 손상 부위 고정하는 응급처치가 필수다. 두꺼운 종이나 판자를 이용해 골절 부위와 주변 부위까지 넉넉하게 고정해 골절부 주변의 연부조직이 추가로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치료 후 꾸준한 추적관찰도 중요하다.
김유근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성장판은 불완전한 연골 형태이기 때문에 단순 방사선(X-ray) 검사를 받는다고 해도 초기에 성장판 손상을 진단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다"라며 "최소 2개월에서 6개월, 길게는 1년이 지나야 성장정지(Gross arrest)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성장판 손상의 후유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봄이 되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늘어난다. 환절기 큰 일교차로 면역력이 저하된 데다 학교에서 집단생활을 시작하면서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항원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꽃가루, 먼지, 진드기, 반려동물의 털 등 특정 원인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과민성 염증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가려움증 등이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으면 집중력을 저하시켜 학업 능률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숙면을 방해해 키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성장호르몬은 잠든 후 2시간 뒤,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분비된다. 코가 막혀 수면 중 제대로 호흡하지 못하면 체내 산소가 부족으로 깊이 잠들기가 힘들어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는다. 또 후각 기능이 감퇴해 식욕이 저하되면 영양분 섭취가 원활하지 못해 발육이 더딜 수 있다.
서원나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숙면을 방해하는 야식을 자제하고 실내 습도는 40~50%로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며 "베개와 침대 매트리스는 커버로 감싸 사용하고, 커버와 잠옷은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자주 세탁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등교할 때는 가급적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하고 하교 후에는 바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어 외부에서 유입된 유해물질을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또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원인 항원을 확인하고 증상 발현 1~2주 전에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 예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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