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카카오택시(플랫폼택시)의 승객 골라 태우기나 콜 몰아주기 등 시민 불편을 뿌리 뽑기 위한 실태조사와 제도 개선에 나선다.
서울시는 시민 중심의 택시 이용문화 정착을 위해 택시업계와 공동으로 연 2회 이상 주기적으로 플랫폼택시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실태조사 목적은 정기·지속적인 조사로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는 취지다. 실태조사 결과는 택시업계와도 공유할 계획이다.
암행 평가원(미스터리 쇼퍼)이 승객골라태우기, 콜 몰아주기 실태를 조사하거나 택시운수종사자와 택시승객을 대상으로 현장설문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플랫폼택시의 운영 및 이용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플랫폼택시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플랫폼택시 인허가권 등 관리권한 대부분이 국토부에 있어 실제로 관할 지자체에서는 플랫폼택시에 대한 관리에 한계가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에 플랫폼택시의 목적지 미표시 도입, 가맹·중개사업의 분리, 중개사업자에 대한 사업개선명령 신설, 사업개선명령의 시도지사 권한 위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기적인 실태조사 결과를 국토부에도 제공하고 제도 개선 요구 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0~11월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평일 밤 시간대 단거리 호출 성공률이 23%로 장거리 54%에 비해 현저히 낮아 ‘승객 골라태우기’로 보고 있다. 또 일반택시를 호출했을 때 10번 중 4번 꼴로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가 배차되면서 ‘콜 몰아주기’로 의심되는 사례도 적발됐다.
서울연구원이 2020년 플랫폼택시 이용 시 불만사항에 대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특정시간대 차량 수배가 어렵다는 의견이 58.1%, 단거리 수배 어려움이 55%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택시는 스마트폰 호출앱을 사용해 승객과 택시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말하며, 카카오택시가 시장의 9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015년 카카오택시의 등장 이후 플랫폼택시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기존의 거리에서 손을 들어 택시를 잡는 방식이 아닌 앱을 이용해 택시를 잡는 방식이 보편화됐다.
하지만, 플랫폼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의 목적지를 택시기사에게 표출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승객 골라태우기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시민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 택시업계에서는 카카오택시가 독점지위를 악용해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며 서울시에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카카오택시의 승객 골라태우기와 콜 몰아주기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일부 포착됐다"면서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시민 불편 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축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9월15일 서울에서 운행 중인 카카오T 택시에서 승객이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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