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일부 공원이나 박물관, 식물원의 안전사고 예방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해 서울시 본청 및 산하기관 8곳을 대상으로 서울시 안전준비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은 기계·기구·설비·증기·분진 등 유해·위험요인을 유형별로 해당 작업 종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개선 대책을 수립·이행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점검결과 서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수목 및 녹지 관리를 하는 기간제 근로자, 공공근로자들이 엔진톱, 예초기 등 위험기구를 수시로 사용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창고에는 공사장 안전모, 안면 보호, 귀마개, 일반장갑 등이 있으나, 작업유형별로 전용보호장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진톱은 고속의 체인이 회전하는 위험기구로 산림기능사 등 숙련된 기술자가 아니면 사고발생위험이 높아 전문지식과 경험이 있는 인력이 작업을 해야한다. 서울시는 위험기구임에도 안전보호구 착용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재해발생위험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예초기의 경우 접이식안전날이나 나일론날이 아닌 작업효율이 높으나 사고위험 역시 높은 일자날이비치됐고, 전용 안전모가 아닌 공사용 안전모, 캡 모자, 등산모자, 밀짚모자를 사용하고 있었다. 엔진톱, 예초기, 전정기, 낙엽송풍기, 천공기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엔진소음으로부터 작업자의 청력보호를 위한 전용보호장구는 아예 없었다.
서울시 점검 당시에도 실제 현장에서 근로자가 송풍기 사용 작업 시 전용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안면보호와 소음방지까지 할 수 있는 전용 안전모를 비롯해 안전보호복, 귀마개, 다리보호대, 안전화 등 인증된 전용보호장구를 구비해 작업자의 재해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공공근로나 기간제 근로자들이 전용보호장구없이 사용 중인 예초기(아래)와 창고에 비치된 공사용 안전모(위). (사진=서울시)
근로자나 방문객 등을 화재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안전예방 조치도 미흡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사무동 5층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헤드 집열판이 다른 층보다 크기가 작은 직경 10cm 크기의 집열판이 설치돼 화재 열기를 신속히 감응하려면 보다 큰 집열판 설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무동 1층 화장실에는 화재감지기가 구조적으로 보이지 않아, 정상 작동을 위한 점검 및 개선이 필요하다. 사무동 3층에 설치된 하향식 피난구 사다리가 자바라 형식으로 피난 시 낙상사고 위험이 있어 높은 층고를 감안하면 무동력 승강식 피난기 등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식물원은 온실 내부 피난경로로 통하는 출입구의 피난구 유도등이 꺼져 있었고, 온실동 1층에는 측벽형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살수되려면 주요 부품인 리플렉터의 각도 조정이 필요한 상태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기관에 지적사항을 통보해 안전대책 수립 및 개선을 진행 중”이라며 “상반기 중 서울시 차원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대비 점검을 추가 실시해 안전사고 예방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공예박물관 사무동 5층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위)와 낙상사고 위험이 지적된 사무동 3층 피난구 사다리(아래).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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