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단' 중용…정국 운영 독 될 수도"
한동훈 등 측근 검사 영전 전망 지배적
이성윤 비롯 '반 윤석열' 좌천 가능성
법조계 "검찰 내부 동요·국민 부정적 시선 우려"
"편향 인사, 국회 협조 발목 빌미 될 것"
2022-03-14 06:00:00 2022-03-14 0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김응열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소위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사들이 대거 중용되고 반대로 총장 재직시절 충돌했던 검찰 간부들은 좌천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런 예상이 현실화한다면 검찰 조직이 동요할 뿐 아니라 전반적인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법조계는 윤 당선인이 검찰에 있을 당시 여러 수사를 함께 했던 측근 검사와 '추윤 갈등' 당시 자신의 편에 섰던 검사에게 검찰 내외 요직을 맡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지난 1월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명예훼손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특히, 한동훈 사법연구원 부원장이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타공인 최측근인데다 윤 당선인이 후보시절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요한 자리에 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점에서다. 한 부원장은 2019년 하반기 대검찰청 반부배강력부장으로 '조국 사건'을 지휘했지만 직후인 2020년부터 부산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수사와 관련 없는 자리로 밀려났다.
 
이두봉 인천지검장과 고형곤 대구지검 포항지청장,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 양석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 등도 윤석열 사단으로 꼽힌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건' 등의 수사를 함께 했거나 윤 당선인이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문재인 정부 관련 수사를 맡았다.
 
반대로 윤 당선인이 총장일 때 대립했던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자리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고검장은 이번 정부에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쳤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윤석열 총장이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하라는 지시를 수용하지 않았다. '채널A 사건'을 두고도 충돌했다.
 
'윤석열 총장 징계' 당시 법무부 쪽에 섰던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과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 박은정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한명숙 사건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해 윤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웠던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도 자리에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 고등검찰청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사진=뉴시스)
 
법조계에서는 능력을 떠나 특정 라인이 두드러지는 인사가 이뤄지면 내부 동요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까지 검찰에 몸담고 있던 지청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정부에서)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윤 당선인과)친하다고 우대하면 검찰 내부에서도 그렇고 국민도 부적절하다고 볼 것"이라며 "(윤 당선인이)총장, 중앙지검장일 때도 인맥 위주의 인사에 불만이 생겨 사표를 낸 검사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과 관련한 인사가 한쪽에 치우친다면 국정운영 전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당 의석수가 압도적이라 주요 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식물정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자기편에 서있는 사람을 중용하기보다 누가 보더라도 중립적이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총장이 되는 식의 인사가 이뤄져야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고 뜻을 관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의 편향성 문제가 대두되면 검찰이나 법무부 장관 등의 인사청문회 통과가 어려울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국회의 협조를 받기 힘들어 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보규·김응열 기자 jbk88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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