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교육부가 외국인 학원 강사에 대한 차별적 학력기준을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지난해 외국인 학원 강사 자격 인정 학력 조건에 대해 개정을 권고했지만 교육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15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2021년 7월,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에 대해서는 4년제 대학 졸업자에게만 학원 강사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외국인을 고용영역에서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인권위에 따르면, 한국인과 결혼한 캐나다인 A씨는 결혼이민 비자를 받아 한국에 거주하며 2017년부터 서울과 경기 소재 학원을 대상으로 구직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A씨가 캐나다에서 전문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영어강사 취직이 불가능했다.
반면 한국인은 전문대학을 졸업했더라도 학원 강사 기준에 부합해 취직이 가능했는데, 학원 강사 자격 기준에 내국인은 전문대학 졸업자, 외국인은 대학 졸업 이상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A씨의 배우자는 “외국인에 대한 학력 기준이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조항”이라며 지난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당시 인권위는 “외국인의 한국어 소통능력이나 교습의 질을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대학졸업자에게만 학원강사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외국인을 고용영역에서 불리하게 대우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 따라 출신 국가 등의 사유로 고용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것은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라며 교육부에 관련 학원법 개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원법 시행령에서 외국인 학원 강사의 자격기준을 내국인 강사와 달리 규정한 것은 자격 미달로 인한 부실 교육 등의 폐단을 방지하여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확보하고 학습자를 보호하려는 합리적 사유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인권위는 올해 2월 교육부 주장에 대한 회의를 열고 교육부가 외국 대학과 우리나라 대학의 수준이나 교육과정 차이를 증명하지 못하는 등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교습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최종 학력보다 한국어 능력, 강사의 전공과 학원 강의과목의 관련성, 해당 분야 자격증의 유무, 강의 경력의 유무나 기간”이라고 지적하며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관련 내용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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