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가 전년보다 54명 줄어든 82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 감독을 강화하면서 산재 사망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사고의 80% 이상은 여전히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배달종사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산재 사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15일 공개한 '2021년 산업재해 사고사망 현황'에 따르면 2021년 사고사망자는 828명으로 2020년 대비 54명 감소했다. 사고사망만인율은 0.43으로 2020년 대비 0.03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1999년 사고사망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이다.
사망만인율은 사망자수의 1만배를 전체 노동자 수로 나눈 값이다. 전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중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가 어느정도 되는지 파악할 때 사용한다.
규모별로 보면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아닌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전체의 80.9%가 발생했다. 5~49인 352명(42.5%), 5인 미만 318명(38.4%) 등이다. 50~399인 110명(13.3%), 300인 이상 48명(5.8%)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다만 5~49인 사업장은 50명, 50~299인 21명 감소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6명,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11명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 417명(50.4%), 제조업 184명(22.2%) 등 건설·제조업에서 70% 이상 발생했고, 그 밖의 업종에서는 227명(27.4%) 발생했다.
사고사망자 수는 2020년 대비 건설업 41명, 제조업 17명이 감소했다. 나머지 업종에서는 4명 늘었다. 사고사망만인율도 건설업 1.75(-0.25포인트), 제조업 0.46(-0.04포인트), 그 밖의 업종 0.17(-0.01포인트)로 직전년도 보다 줄었다.
건설업은 2021년 417명으로 41명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의 71.5%는 50억원 미만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했다.
50억원 미만 소규모 사업자의 산재 사망을 보면 1~50억원 미만은 168명으로 40.3%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2000만원 미만 68명(16.3%), 2000만원~1억원 미만 62명(14.9%) 등이다.
이어 800억원 이상은 43명(10.3%), 120~800억원 미만 35명(8.4%), 50~120억원 미만 35명(8.4%)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사망자 수를 2020년과 비교하면 2000만원~1억원 미만은 4명, 1~50억원 미만은 55명, '120~800억원 미만'은 25명 감소했다. 하지만 2000만원 미만은 26명, 50~120억원 미만은 7명, 800억원 이상은 12명 증가했다.
고용부는 2021년 2000만원 미만 현장 사고사망자 68명(2020년 대비 26명 증가) 중개별·단독공사 사고사망자는 46명으로, 이는 산재보험 적용 확대 영향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건설업 2000만원 미만 사고사망자 수 증가와 관련해 "산재보험 적용 확대에 따라 2018년 7월부터 공사금액 2000만원 미만(개별·단독공사)건설현장은 산재보험 당연 가입으로 바뀌었다"며 " 2000만원 미만 현장의 산재보상(유족급여 승인) 증가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조업 사망자는 지난해 184명으로 직전년도보다 17명 줄었다.
제조업 사고사망자의 73.3%가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5~49인 사업장에서 93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50.5%를 차지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42명(22.8%) 발생했다. 50~299인 34명(18.5%), 300인 이상 15명(8.2%) 순으로 발생했다.
2020년 대비 5~49인에서는 사고사망자가 27명 감소했으나, 300인 이상(6명) 및 5인 미만(4명)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
2021년 산재사망 유형 그래프. (제작=뉴스토마토)
재해유형별로 살펴보면 '떨어짐' 351명(42.4%), '끼임' 95명(11.5%) 등 대부분의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수칙 미준수로 발생했다. 재래형 사고는 전체의 53.9%였다. '부딪힘' 72명, '깔림·뒤집힘' 54명, '물체에 맞음' 52명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2020년 대비 끼임은 3명, 깔림·뒤집힘 10명, 물체에 맞음 19명이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유형에서 감소했다. 그러나 떨어짐에는 오히려 23명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1월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현장 중심 점검·감독 강화와 소규모사업장 안전보건관리 역량 강화 지원 강화해왔다. 올해 산재사망이 줄어든 것은 이러한 부분에서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공사규모 1억원∼50억원 미만의 건설업 중소현장은 패트롤점검을 통한 불량 현장 선별 후 감독을 집중 실시하고, 1억원 미만의 초소규모 현장은 지붕공사, 달비계 등 위험작업 중심으로 집중 관리했다.
제조업은 끼임 등 고위험 기계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자율점검표 배포·회수, 사고사례 수시전파 등을 통해 밀착관리했다. 자율점검 및 패트롤점검 결과 불량 사업장 위주로 감독했다.
한편 산재승인(유족급여)을 기초로 하는 사고사망 통계 집계 방식으로 인해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중소기업사업주의 사고사망이 포함되어 있다. 이중 특고는 산재보험 가입이 확대됨에 따라 사고사망자 수가 늘었다.
한편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되는 특고 직종이 지속 확대됨에 따라 2021년 특고 사고사망자는 36명으로 2020년 대비 7명 증가했다.
2017년 9개에 불과했던 산재보험 적용 대상 직종은 2021년 15개로 확대됐고 산재보험적용자수는 2017년 6만124명에서 2021년 76만2937명으로 대폭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 사업주(300인 미만) 사고사망자는 5명으로 2020년 대비 1명 감소했다.
2001년부터 50인 미만 사업장 중소기업 사업주 대상으로 산재보험 임의 가입을 시작해 2020년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외국인 사고사망자는 102명으로 전체의 12.3% 수준이며, 2020년 대비 8명이 증가했다. 60세 이상 고령노동자가 352명으로 전체 사고사망자 828명의 42.5% 수준이다.
권기섭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여전히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 미흡하고 소규모사업장중심으로 추락·끼임 사고가 다발하는 등 소규모 건설·제조현장의안전보건 관리 역량이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2021년 사망사고 통계에서 나타난 추락, 소규모사업장, 고령자·외국인·특고 사망자 증가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만큼 기업들은 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안전에 대한 무관심, 위험의 방치, 안전수칙과 작업절차 미준수에 대한 묵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관리해 나가고 현장 노동자들도 반드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준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고용노동부가 15일 공개한 '2021년 산업재해 사고사망 현황'에 따르면 2021년 사고사망자는 828명으로 2020년 대비 54명 감소했다. 사진은 양주 하고 현장.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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