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윤호중 비대위 둘러싼 함수…결국 '이해찬'
"이해찬, 윤호중 체제 물밑지원"…"이재명도 윤호중 비대위 동의"
윤호중, 이해찬 지도부서 사무총장 맡아…"당헌·당규 개정하며 합 맞춰"
거듭된 사퇴 종용, '더좋은미래'도 "결단 촉구"
2022-03-16 17:24:12 2022-03-17 10:32:4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송영길 지도부 사퇴와 함께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대선 패배 수습에 나선 지 일주일. 서둘러 비대위 인선을 단행하고 쇄신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그를 둘러싼 당 내홍은 여전하다. 지도부 일원으로 책임론과 함께 6월 지방선거에 대한 우려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는 가운데 윤 위원장은 미동조차 없다. 비대위 체제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윤호중 체제 배후에 이해찬 전 대표가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16일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 말을 종합하면 윤호중 체제가 출범하고 반대 여론 속에서도 밀고 나갈 수 있는 배경에는 이 전 대표의 든든한 지원사격이 있다. 최고위원 출신의 한 재선 의원은 "윤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당대표를 하던 시절 사무총장을 할 정도로 원래부터 합이 잘 맞았다"며 "지금도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윤 위원장은 이해찬 당대표 체제에서 총선기획단장까지 맡아 21대 총선 압승을 이끌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은 국회 300석 가운데 180석을 휩쓸었다.(더불어시민당 포함)
 
2020년 9월22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전기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해찬 지도부에서 당직을 맡았던 한 의원도 "이해찬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은 당헌·당규 개정을 함께 작업했다"며 "이 전 대표는 윤 위원장에게 힘을 많이 실어주는 분"이라고 했다. 원내대표 자격으로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근거도 당헌 제25조(당대표가 궐위된 때 새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중 득표율 순으로 당대표 직무를 대행한다)에서 나왔다.
 
윤 위원장이 특히 믿는 구석은 이 전 대표가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치적 후원자라는 점이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이 상임고문이 여배우 루머와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당 안팎에서 경기도지사 후보 사퇴 압박을 받을 때 그를 적극 엄호했다. 이 고문이 지난해 당 경선에 나섰을 때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사람도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조정식 의원이었다. '이길 사람을 밀어준다'는 현실론으로 타 후보들의 눈초리에도 아랑곳없이 경선과정 내내 이 상임고문 뒤에 있었다. 
 
때문에 김두관 의원을 중심으로 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재명 비대위' 주장은 이 상임고문과 이 전 대표, 윤 위원장의 관계를 생각할 때 현실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없으면 이 상임고문도 없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뒤를 받치는 윤호중 체제를 이 상임고문이 엎으려는 건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을 잘 아는 김두관, 이광재, 노웅래 의원 등은 지방선거 공천권을 장악하려는 당권파의 패권정치로 규정하고 인적청산 등 강한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익숙함과의 결별", "여의도 폭파" 등이 언급된 배경이었다.   
 
16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직후 대선 결과에 대한 감사와 사죄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윤호중 체제 출범에 이 상임고문도 동의했다는 점이다. 이 상임고문의 오랜 측근인 한 의원은 "대선 개표가 진행되면서 승패가 갈렸을 때 윤호중 원내대표가 이 상임고문에게 전화를 했다.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자신이 비대위를 맡게 됐다고 알렸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이 전 대표는 8월 전당대회를 이 상임고문의 정치 복귀 무대로 보고 있다"며 "이 고문은 잠시 휴식을 갖고 8월 전대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윤호중 퇴진을 요구하는 압박은 그치질 않고 있다. 당내 개혁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이날 서울시당에서 회의를 열고 윤 위원장 결단을 촉구하기로 했다. 모임에는 기동민·박홍근·김영호·진성준·오기형 의원 등 10명 정도가 참석했다. 이수진(서울 동작을)·김용민 의원도 윤 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이를 뒤로 한 채 당의 안방인 광주로 내려가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처절한 방성과 강력한 쇄신을 강조하는 등 비대위원장 일정을 계속하고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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