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재명 후임 경기지사 카드로 '김동연' 급부상
"수도권만큼은 이겨야"…이재명+김동연=필승
김동연 "출마 권유 제법 많다"…'경기도 30년 인연' 내세우며 눈길
단일화 방식은 유시민·김진표 모델…안민석은 견제구
2022-03-17 15:52:40 2022-03-17 22:25:12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민주당 내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김동연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조정식·안민석 의원 등 당내에서 3~4명이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지만,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갖춘 참신함과 정책 역량이 상당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도 경기지사 출마에 긍정적이다. 전임 지사는 이재명 상임고문으로 그의 정치적 근거지로 불린다. 서울과 다르게 대선 득표율에서 윤석열 당선인을 5.32%포인트, 46만여표 차이로 앞서며 영향력을 보였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김 대표가 후보 사퇴와 함께 이 고문을 지지 선언했던 만큼 이 고문이 빚을 갚는 차원에서 지원유세에도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17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김동연 대표를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수도권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모두 거론되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경기지사가 유력하다. 한 관계자는 "서울에선 오세훈 시장에 맞설 후보가 고민이고, 경기도에서도 이 고문 뒤를 이어 사수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참신함과 정책 기획력을 갖춘 김 대표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으로선 다른 곳은 내줘도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입장"이라며 "필승카드를 내보내야만 한다"고 했다.
 
3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 유세에 참석해 손을 흔들면서 이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 광역단체장 출마 예상자 면면을 보면, 우선 인천에선 현직인 박남춘 시장(민주당) 출마가 유력하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재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주민 의원 등도 물망에 오르내린다. 국민의힘은 오세훈 시장이 나선다.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는 안민석·조정식 의원,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선 김은혜 의원이 언급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유승민 전 의원 차출설까지 나왔다.

김 대표도 출마를 고심 중이다. 지역은 정하지 않았으나 경기지사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 모양새다. 그는 지난 15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출마를 권유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며 "제가 아주대 총장을 했고 안양·의왕·과천·성남·광주에서 30년을 살았다"고 경기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또 "앞으로 여러 방향과 가치를 어떻게 구현할 지 생각해보고 (출마를)고민해 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다분히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다. 
 
김 대표는 민주당을 의식, 연대 방식을 염두에 뒀다. 그는 "아직 본격적으로 이야기된 건 없다"면서도 "정책 연대에서부터 시작해 함께 선거를 치르자는 이야기까지 나올 가능성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유력한 형태로는 경선을 통한 후보 단일화가 제시된다. 선례도 있다. 앞서 지난 2010년 5회 지방선거에서는 경기지사에 출마한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김진표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 승리, 야권 단일후보로 본선에 나섰다. 이를 위해 이재명 고문과 이해찬 전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설 수도 있다.   
 
3월7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 유세에 참석해 반갑게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대표의 경기지사 출마설이 더욱 힘을 받는 건 이재명 고문 때문이다. 서울시장 출마는 현직인 오세훈 시장에 도전해야 하는, 다소 버거운 자리다. 반면 경기지사에 출마할 경우 이 고문이 전직 도지사로서 닦은 표밭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고문은 20대 대선에서 졌지만, 경기도에서는 승리했다. 특히 서울에서 지고도 경기도에서는 46만2810표 차로 윤 당선인을 제치며 안방의 힘을 과시했다. 이는 이 고문과 윤 당선인의 최종 득표 차인 24만7077표보다 많다. 
 
게다가 김 대표로서는 경기지사 후보로 나설 경우 이 고문의 지원사격도 기대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대선이 막바지로 치닫던 지난 2일 후보 사퇴와 함께 이 고문 지지를 선언하며 힘을 보탰다. 이후 서울과 청주 등에선 유세차에 직접 올라 이 고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함께 이 고문은 김 대표와의 공동 선언을 통해 정치개혁에 대한 희망을 낳게 했다. 비록 이 고문이 대선에서 졌지만 김 대표에게 갚아야 할 큰 '빚'을 진 셈이다. 이런 인연으로 이 고문이 김 대표를 물밑에서 도울 경우 민주당 후보와의 교통정리도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 

김 대표가 지방선거 카드로 급부상하자 견제도 늘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안철수 인수위원장처럼 간 보기 정치를 하는 것 같다"며 "경기도에서 30년 살았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간 보는 건 구태다. 저는 경기도에서 50년 살았다"고 비꼬았다. 안 의원은 경남 의령군 출신이지만, 17대 국회 이후 오산에서만 내리 5선을 하고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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