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지난 일주일 행보는 검사에서 대통령으로 가는 과정이었다. 외교안보에 힘을 쓰는가 하면 코로나19로 힘든 상인들과 산불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만나며 민생 행보도 펼쳤다. 청와대 집무실 이전이라는 약속도 지키겠다며 새 시대를 선언했다.
10일 개표 마감과 함께 당선인 신분으로서의 첫 일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였다. 당선 축하의 뜻으로 이뤄진 이날 통화에서 윤 당선인은 강력한 한미동맹 의지를 전달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지속되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되는 등 국내외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첫 손에 꼽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과 통화하고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 등의 예방도 받았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탄탄한 안보가 경제번영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유세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고,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라며 "죽고 사는 문제에 리스크가 발생하면 바로 먹고 사는 문제에 리스크가 옮겨 온다"고 주장했다.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조하고 사드 추가 배치 등 중국을 자극하는 공약과 발언을 내놓으면서 '신냉전에 한반도가 휘말릴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그의 한미동맹 의지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북한 선제타격론으로 받아치며 보수층의 환심을 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당선인 집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근에서 산책하며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시민들과의 접점도 늘렸다. 강골 검사이자 검찰총장 출신 첫 대통령으로서 검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코로나19와 산불 재난 피해를 본 주민들을 만나는 등 민심을 다독였다. 14일 첫 민생행보로 지난해 11월 후보시절 찾았던 남대문시장을 다시 방문해 상인들을 만났다. 윤 당선인은 이곳에서 "자영업자가 다 모여 있는 데가 시장 아니겠나"라며 "우리 민생경제의 바탕이 되는 곳이기 때문에 이분들이 어려우면 나라 전체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다음날에는 경북 울진으로 이동해 산불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 주민들을 만나 위로했다.
16일에는 당선인 집무실이 있는 종로구 통의동 인근 한 식당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주요 관계자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시민들과 만났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역대 대통령 중 국민들로 붐비는 1㎞ 가까운 통의동 길을 도보로 이동하며 국민과 인사하고 사진 찍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윤 당선인은 새길을 낼 것이다. 연령, 성별, 지역, 계층과 관계없이 이웃처럼 국민 곁에 찾아가고 불통의 담을 허물어 경청의 소통길을 내려 한다"고 좀 과한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오찬 회동은 의제 조율에 난항을 겪으며 무산됐다. 윤 당선인은 이번 회동에서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할 예정이었다. 아울러 공공기관 인사에 있어 협의를 요청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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