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윤석열 정부의 소득보장 공약 등 복지정책에 대해 구체성이 결여돼 심각한 사회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 당선인의 빈곤층에 대한 인식에 따라 사회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참여연대는 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소득보장 정책을 주제로 새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단체는 윤 당선인의 소득보장 등 복지 정책이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상당 부분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 당선인이 복지공약을 발표할 당시 빈곤층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을 드러냈고, 복지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민간에 이양시킬 조짐이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윤 당선인은 현금 대신 민간이 주도하는 사회서비스를 중심으로 확대하겠다고 했고, 소득보장제도 전반에 대해 구체적인 공약은 제시하지 않았다”며 “복지의 시장 역할을 강화하는 등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조로 회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교수는 새정부의 복지가 ‘빈자’임을 증명해야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선별적 복지’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선별적 복지의 확대는 분배를 둘러싼 균열이 아니라 민주주의 퇴행으로 나타날 수 있는다”고 지적했다.
사회 갈등에 대한 우려는 노동계에서도 제기됐다. 김정목 한국노총 정책2본부 선임차장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 전반의 기조는 나쁜 형태로서 신자유주의의 ‘귀환’ 내지 ‘부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왔던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 관계를 와해시키고 ‘성장을 발목 잡는 복지’를 정치 구호로 내세우고 있어 노동계와 갈등이 매우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사회보험 재정을 구실로 삼은 정치적 공세를 강화해 갈등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재훈 사회공공연구원은 “윤 당선인의 소득보장정책은 명확한 철학과 비전이 전혀 없다”며 “공약집에는 복지 방향이 슬로건 형태로 나타났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사회보험 재정을 구실로 삼은 정치적 공세를 강화한다며, 세대 갈등을 정치적으로 조장하는 축소의 정치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통합 등 5년 내내 연금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악화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일 서울 종로구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인수위사진기자단)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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