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탄소중립 이행 초기에는 비용이 편익을 넘지만, 이후 편익이 비용을 추월하는 골든크로스 시점이 오므로 이를 앞당기는 해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편익이 2100년까지 55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연구 결과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소(SGI: Sustainable Growth Initiative)는 28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탄소중립에 관한 비용과 편익 분석 결과 편익이 비용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면서 편익이 비용을 추월하는 시점인 골든크로스(Golden Cross)를 당기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SGI는 "탄소중립 이행 초기에는 전환 비용이 편익을 상회하겠지만, 언젠가는 편익이 비용을 추월하는 골든크로스 시점이 존재한다"며 "따라서 탄소중립의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골든크로스 시점을 파악하고, 이를 앞당길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과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 골든크로스(Golden Cross) 개념. (자료=대한상공회의소)
탄소중립 비용에는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 등 에너지 비용 증가, 업종별 탈탄소화 공정 전환, 청정 산업기술 R&D 등의 산업계 비용, 전기차, 건물의 그린 리모델링 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에 대해 SGI는 글로벌 신산업 선점, 생산성 향상, 인프라 확대에 따른 GDP 증대 효과 등 기후 변화 피해란 부정적 외부 효과는 줄어들고, 탄소중립 투자의 긍정적 외부 효과는 커진다고 분석했다. SGI는 이러한 편익을 오는 2100년까지 약 5500조원으로 추정했다.
임진 대한상의 SGI 원장은 이날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와 "한국 경제가 직면한 심각한 저성장 위기 상황에서 저탄소 경제 전환은 한국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의 탄소중립 이행에 따른 편익과 비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탄소중립의 경제성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편익은 기후 변화를 억제해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기후 편익과 탄소중립 투자가 신시장 선점, 생산성 향상, 인프라 확대 등의 경제적 투자 편익 합으로 추정했고, 탄소중립 비용은 해외 사례를 근거로 추정했다"며“그 결과 한국의 탄소중립 편익은 비용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기조강연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TED 강연을 통해 "경제 성장을 하는 것에 탄소중립이 걸림돌이 아니다"라며 "한국 경제가 도약하는 기회로 삼도록 사고를 전환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믿는다"라고 언급했다.
또 "탄소중립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편익이 비용을 추월하는 시점인 골든크로스를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과 기업이 자발적으로 탄소중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있다"며 "특히 대한민국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나라에서 에너지 전환으로 돌아가야 하는 아주 큰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에 남들이 쓰지 않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티어스 커먼 OECD 사무총장은 기조강연에서 한국의 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도울 5가지 핵심 방안으로 △국가 예산·재정 정책의 기후 변화 고려 △탄소감축 기술 혁신 가속화 △민관의 긴밀한 협력과 민간 투자 유도 △정책 수단의 일관성 △넷 제로(Net Zero) 과정에서 소외 없는 공정 전환 등을 제안했다.
특히 커먼 사무총장은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과 넷 제로 전환에 필요한 민간 투자를 끌어내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란 견해를 내세웠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정부 관계자, 기업,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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