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농심과 풀무원이 비건 외식 시장을 두고 격돌한다. 그간 대체육 등 식물성 식품을 출시해왔는데 최근 비건 레스토랑까지 출점하면서 비건 시장을 두고 업체 간 경쟁 전선이 확대됐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날
농심(004370)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오픈을 공식화했다. 포리스트 키친은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한 것으로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제공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농심의 포리스트 키친은 김태형 총괄 셰프가 맡는다. 김 총괄 셰프는 미국 뉴욕의 전문 요리학교 CIA 졸업 후 뉴욕 미슐랭 1,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했다. 김 총괄 셰프는 지난해 ‘내 몸이 빛나는 순간, 마이 키토채식 레시피’를 출간하는 등 비건 푸드에 관심이 많다.
포리스트 키친은 김 총괄 셰프 지휘 아래 애피타이저와 플래터, 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사이드메뉴, 디저트 등 총 20여 개의 메뉴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그간 베지가든 대체육을 만들며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게 농심의 각오다. 농심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HMMA)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 식감,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들어선 농심의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포리스트 키친은 오는 27일부터 공식 오픈한다. (사진=유승호 기자)
풀무원(017810)도 비건 레스토랑 사업에 뛰어들었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면적 144.6㎡, 총 47석 규모의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 1호점을 열었다. 매장 내부는 지구와 환경을 연상시키는 차분한 그린톤의 색상을 적용했다. 또 환경을 고려해 친환경 자재와 업사이클링 가구 등으로 꾸몄다.
특히 플랜튜드는 비건표준인증원을 통해 비건 레트로랑 인증을 받았다. 비건 레스토랑 인증은 전 메뉴 비건 인증을 받아야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 1차 원료와 식자재뿐 아니라 주방 설비와 조리도구, 식기 등 매장 내 조리환경까지 심사를 받는다는 게 풀무원푸드앤컬처의 설명이다.
플랜튜드는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13종의 메뉴를 판매한다.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 두부 카츠 채소 덮밥, 트리플 감태 화이트 떡볶이 등이 대표 메뉴다. 특히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에 들어가는 식물성 대체육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VP) 소재를 풀무원의 기술력으로 가공해 일반 동물성 고기와 유사한 맛, 질감을 구현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들어선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 1호점. (사진=유승호 기자)
농심과 풀무원이 비건 레스토랑 사업에 뛰어든 건 대체육 등 식물성 시장의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앞서 이들 업체는 대체육과 식물성 식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해왔다.
실제로 풀무원은 지난해 식물성지향 식품 전략을 발표하고 오는 2024년까지 전체 매출 가운데 지속가능 식품 매출 비중을 51%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두부 등 식물성 고단백질 식품, 대체육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식물성 식품에 대한 수요와 관심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비건 외식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규모는 209억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271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0년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약 30% 성장한 수준이다. 특히 한국비건인증원을 통해 지난해 한 해 동안 비건 인증을 받은 식품은 286개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친환경·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 레스토랑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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