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반부패부’ 강화 기조 속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부활에 이어 법무부·대검찰청이 전국 곳곳에도 합수단을 설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로펌들이 일찌감치 ‘전관’을 앞세운 전담 대응팀을 꾸렸다. 합수단 검사 출신 등을 내세워 기업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로펌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우선 지난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며 합수단 부활을 선언한 당일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은 ‘금융·증권 수사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고 발표했다. 검사 재직 시절 합수단 수사를 총괄 지휘한 김범기 변호사를 비롯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 출신 이경훈·허철호 변호사,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재직 당시 합수단 창설에 관여한 정수봉 변호사 등이 검찰 수사 단계에 대응할 예정이다.
이후 법무법인 화우도 검찰,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출신들로 구성된 ‘금융·증권 수사 대응TF’를 출범했다. TF 수사대응팀은 마지막 합수단장을 지낸 김영기 변호사 주축으로 합수단 팀장 출신 김영현 변호사, 합수단 검사 출신 배지훈 변호사, 서울남부지검에서 금융·증권 범죄를 전담했던 서영민·최성준 변호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장 출신 윤희식·이선봉 변호사 등이 포진돼 있다.
앞서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달부터 활동을 시작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내 특별사법경찰에 대비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대응 TF’를 꾸려 운영 중이다. 2020년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을 고문으로 영입하며 최근 2년여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 전문가를 대거 영입해왔다. 합수단장 출신 박광배 변호사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출신 전준철 변호사, 금융조세조사부 출신 정유철 변호사 등이 수사·기소 처분 단계에 대응한다.
법무법인 세종도 합수단 재출범에 발맞춰 ‘금융·증권범죄 수사대응센터’를 발족했다. 센터를 이끄는 신호철 변호사는 검사 재직 시절 광주·부산·인천지검 특수부장을 지내고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와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 금융위 자조단 조사기획관 파견 경험을 갖춘 ‘금융특수통’이다.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금융위 자조단 조사담당관 등 파견 근무를 했던 이의수 변호사 등 다수의 검사 출신 금융증권범죄 수사전문가들이 합류했다.
법무법인 율촌은 기존 금융형사팀·금융규제팀·가상자산/블록체인팀 을 통합해 ‘금융자산 규제·수사 대응 센터’를 신설했다. 인천·서울·대전·전주지검 등 특수부를 거쳐 검찰 내부 수사교육자료인 금융범죄 수사실무 대표집필, 한국증권법학회 부회장, 한국금융법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김학석 변호사가 센터장을 맡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실장 출신 최인석 변호사 등 검경 출신 금융 전문가와 가상자산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들이 다수 포함됐다.
법무법인 바른도 기존 금융 관련 대응팀을 재정비해 ‘금융·증권범죄 수사 대응 TF’를 구성했다. 검사 재직 시절 특수사건수사에서 명성을 날렸던 김용철 변호사 중심으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 및 조세경제전담부 출신 송길대 변호사, 서울지검 특수부 출신 남복현 변호사 등이 수사 단계에 투입된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별도의 TF를 꾸리지는 않았으나 관련 사건 전문 변호사들이 참여해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기업들도 합수단·반부패부 강화 기조에 검찰의 사정 칼날이 ‘오너’ 등을 향할 것을 대비하며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펌을 통해 대응 전략을 자문 받는 한편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검사 출신 변호사들을 영입해 ‘전관 방패’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 롯데가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데 이어 한화는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을 각각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권 전 지검장은 윤 대통령의 한 기수 선배로 2011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시절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장을 맡아 저축은행 정관계 로비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다. 윤 대통령 최측근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서울 여의도고 동창으로, 한 장관 임명 전 법무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된 인물이기도 하다.
같은 달 삼성카드도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2과장을 지내던 때 검찰총장이었던 김준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들였다. 지난달 말엔 포스코가 윤 대통령 사법고시 33회 동기 김영종 변호사를 법무팀장(부사장)으로, 대구고검장을 지낸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 김강욱 변호사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중점검찰청' 현판. (사진=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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