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과 비교해 5.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5%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08년 9월 5.1% 상승 이후 약 14년 만에 처음이다. 물가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다음 달 물가 상승률도 5%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2년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한 뒤 2022년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다가 3월에는 4.1%, 4월에는 4.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선 것은 2008년 9월 5.1% 이후 처음이며 2008년 8월 5.6% 상승을 기록한 뒤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은 1년 전과 비교해 8.3% 올랐다. 구체적으로는 경유 45.8%, 등유 60.8%, 휘발유 27.0%, 자동차용LPG 26.0% 상승했으며 석유류 전체는 34.8%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4.2% 상승했다. 특히 곡물 가격이 오르며 사료비 상승 등으로 돼지고기가 20.7%, 수입 쇠고기가 27.9%, 닭고기가 16.1% 상승하는 등 축산물 상승률이 12.1%를 나타냈다. 반면 파는 48.0%, 사과는 22.7% 가격이 떨어졌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등 오름폭도 확대됐다"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는 3.5% 상승했다. 집세는 2.0% 상승했는데 전세가 2.7%, 월세가 1.0% 올랐다.
전기기·가스·수도는 9.6% 상승했다. 2010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전기 요금은 지난 4월 인상분이 반영돼 11.0% 상승했다. 도시가스 요금도 11.0% 올랐고, 상수도료는 3.5% 올랐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해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7% 상승했다. 이는 2008년 7월 7.1% 상승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생선이나 채소, 과일과 같이 계절 요인 등으로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의 물가를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1%로 2009년 4월 4.2%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어운선 심의관은 "6월 물가는 5%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올해 물가 상승률은 4.3%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유가 상승, 국제 곡물가격 상승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 물가 상승 요인들이 완화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며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가격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2년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올랐다. 사진은 한 마트 진열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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