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600원짜리 넷플릭스 1일권 등장…OTT "법적 대응 하겠다"
2022-06-07 15:52:21 2022-06-08 09:01:0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의 월 단위 구독 서비스를 하루 단위로 빌려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업체들이 고심하고 있다. 한 달에 정해진 비용을 내면 서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할 수 있어 법적 대응까지 고려 중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센스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디즈니, 라프텔 등 6개 OTT의 월 구독 서비스를 일일이용권 형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업체가 아이디를 보유하고, 회원들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발급하는 식이다. 가격은 하루 400~600원이며, 인기가 많은 OTT는 품절이 잦았다. 카카오 아이디를 통해 회원 가입을 하고, 간편인증 절차를 거친 뒤 원하는 플랫폼을 선택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OTT 업계는 이 같은 서비스가 명백한 약관 위반이라면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왓챠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이트에 대한 법무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소비자와 기업에 주는 영향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이트가 약관상 위배되는 형태이고, 자사 서비스와 연관된 소비자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어 파악 후에 필요시 엄중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법무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사업 행태 자체가 약관 위반에 해당해 법적인 조치를 할 수 있는 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측 역시 "가족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프로필을 공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약관을 통해 분명히 안내하고 있다"면서 "서로 알지 못하는 타인과의 계정 공유로 인해 추후 서비스 이용 차질과 의도하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서비스에 대한 시장 수요가 있고, 사용자 후생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여론도 있어 적극적인 대응을 하며 선제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티빙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해당 부분에 대해 대외 메시지 정리가 안 돼 따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특정 업체가 과민하게 반응하면 이용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선두 주자인 넷플릭스나 디즈니의 대응과 정책 등을 보고 후발주자들이 참고해 동시다발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TT 업계는 구독료를 아끼기 위해 이용자들이 계정 공유를 하는 것과 달리 하루 단위 쪼개 팔기는 월 단위 구독 모델을 무력화하는 사업적 침해행위로 보고 있다. 이용자는 개별 콘텐츠를 이용할 때보다 적은 금액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고, 회사는 월 구독료를 통해 정기적 수익을 확보하는데 쪼개 팔기 행위가 성행할 경우 OTT 서비스가 제공하는 콘텐츠 수급과 제작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구조가 안 된다는 것이다. 
 
OTT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데는 OTT 플랫폼의 주춤한 성장세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며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이 가속화되고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에 따른 가격 인상까지 이뤄진 상황이다. 회원 이탈을 막기 위해 콘텐츠 공개 방식도 다양화하고, 광고 기반 구독 옵션 등도 선보이며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웨이브·티빙·왓챠 등 토종 OTT 3사는 전년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1500억원 대로 커졌다.
 
페이센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페이센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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