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건설사의 건전한 주주·이사회·감사기구 운영 지표가 되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전년대비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며 건설사들의 공감대는 형성된 반면 공시 대상 건설사 대부분은 집중투표제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등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기업의 투명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현재 자산총액 1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은 △주주 △이사회 △내부감사 3가지 항목에서 15개로 나눈 핵심지표 준수 여부를 작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주요 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공시 대상 건설사들은 작년 말 기준 지배구조와 관련된 핵심 지표 15개 가운데 평균 10개를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준수율은 66.66%로 전년(66.15%) 대비 0.51%포인트 개선에 그쳤다.
항목별로 보면 19개 건설사 모두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와 ‘경영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지표를 이행한 반면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 할 때 소수주주의 의견을 대변하는 자를 선임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곳은 전무했다. 소수주주의 의견을 받을 수 있지만, 경영권 방어가 어렵다는 측면에서 채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표=뉴스토마토)
건설사별 핵심지표 준수율은 삼성물산이 가장 높았다.
삼성물산은 ‘집중투표제’와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개최하는 안건 2건을 제외한 13가지 항목을 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준수율은 86.6%로 14건(93.3%)을 이행한 전년에 견줘 소폭 줄었다. 항목별로 보면 시평 상위 5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비상시 선임정책 포함) 마련·운영’ 항목을 이행했다.
다만 집중투표제의 경우 이사 후보 추천 ·선임과정에서 공정성과 독립성이 확보됐다는 이유로, 전년도에 이어 또다시 채택을 하지 않았다금. 준수율 80%를 기록한 DL이앤씨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등 3가지 항목을 제외한 12개 핵심지표를 준수했으며 현대건설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조직)의 설치’ 등 4가지 지표를 지키지 않으며 73.3% 준수율을 보였다.
이어 GS건설과 대우건설, HDC현산은 10개 지표를 이행하며 66.6% 준수율을 나타냈고, 아이에스동서와 동부건설은 각각 9건을 이행, 60% 준수율에 그쳤다.
핵심지표 준수율이 가장 낮은 건설사는
금호건설(002990)로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 존재’를 포함해 4가지 항목만 이행하며 26.6% 준수율을 기록했다. 이밖에 한신공영(준수율 40%), 한라(46.6%)는 각각 6개, 7개 지표를 이행하며 준수율이 50%를 하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개별 기업이 자율적으로 경영투명성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라며 “하반기 중 한국기업지배구조원와 개정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현황에 대한 점검을 실시, 우수공시법인에 대해선 혜택을 부여하는 등 공시를 장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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