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실사 착수로 HMM 매각 절차 시작…동원도 가세
인수 자금 최대 10조…포스코 ‘우위’
2025-12-08 12:30:22 2025-12-08 14:34:37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HMM의 재매각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이 보유 지분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에 착수하면서, 사실상 ‘2차 인수전의 신호탄’이 울렸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포스코그룹에 이어 동원그룹까지 인수 검토에 나서며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HMM 서울 여의도 본사 내부 전광판에 HMM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산은, HMM 지분 가치 재평가 착수
 
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HMM 주식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 실사를 위해 회계법인 등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습니다. 산업은행은 제한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 뒤 내년 2월 말까지 최종 평가 보고서를 받을 예정입니다.
 
산업은행은 현재 HMM 지분 35.42%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2016년 경영난 당시 발행된 3조28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가 최근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지분율은 기존 29.2%에서 크게 확대됐습니다. 2대 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도 35.08%를 보유하고 있어 두 기관의 합산 지분율은 70%에 육박합니다.
 
이번 실사는 최근 주가 변동과 영구채 전환에 따른 지분 구조 변화를 모두 반영한 재산정 작업으로, 재매각을 염두에 둔 사전 절차로 풀이됩니다. 특히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HMM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구조입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자금 회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부 역시 내년 1월 중 HMM 지배구조 개편과 본사 부산 이전, 민영화 방안 등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후 본격적인 매각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빌딩 전경. (사진=포스코)
 
‘단골’ 포스코 VS ‘재수생’ 동원 2파전
 
HMM 재매각 가능성이 커지자 인수 후보군의 물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9월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과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성 분석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철강이 주력인 포스코그룹은 HMM을 인수할 경우 사업 다각화와 물류비 절감, 원자재 수송 안정화라는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포스코가 HMM을 인수할 경우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물류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1차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동원그룹도 재도전에 나섰습니다. 동원그룹은 “스터디 차원의 내부 검토 단계”라고 밝혔지만,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경영진에게 HMM 인수를 재추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직접 지시하고, 김남정 회장 역시 해당 사안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원그룹은 수산·식품을 기반으로 동원로엑스(육상 물류),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항만)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HMM을 인수할 경우 육해상을 아우르는 통합 물류 밸류체인 구축이라는 숙원 과제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HMM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금 동원력에서는 포스코가 다소 앞선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포스코홀딩스가 약 7조1688억원, 동원산업은 4934억원 수준입니다. 동원그룹은 향후 인수전이 본격화될 경우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