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한국 록의 전설' 송골매의 배철수와 구창모가 40여년 만에 공연 '열망'으로 음악 팬들을 만납니다.
추석 연휴인 9월 11~12일 서울 올릭핌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투어를 구상 중입니다. 내년 3월 이 투어를 미국까지 이어가고, 이를 정리하는 앨범도 낼 계획입니다. 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인근 신한play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 멤버는 이번 공연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구창모 "설레고 긴장도 되고 그 옛날 추억 되살리며 무대에서 그때 그 기분을 여러분들께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배철수 "설렘도 있습니다만 사실 걱정이 더 많이 됩니다. 예전 송골매를 좋아하셨던 팬들이 이번 공연을 보고 혹시라도 실망하시면 어떡할까.. 젊은 시절 저희에게 오빠라고 불렀던 중년 여성들이 저희들을 실제로 보시고 창모오빠도 많이 늙었네 걱정하실까봐.. 제가 더 걱정이죠 구창모씨 아직 괜찮잖아요. 하하."
이번 재결합 무대는 2005년 무렵 배철수가 구창모에 제안하면서 이뤄졌습니다. 10여년 간의 논의를 진행해오다, 그마저도 코로나 팬데믹 탓에 2년 간 미뤄져 올해에서야 열리게 됐습니다.
구창모 "자의반 타의반으로 해외에서 20년을 넘게 생활했어요. 그 바람에 국내에서 음악을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그 사이에 배철수씨와 연락해서 만났었지만, 꼭 해야 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얘기했었고 저 역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배철수 "1990년 송골매 9집을 끝으로 라디오 디스크자키로만 33년째 일을 하고 있습니다. 90년 DJ가 됐을 때는 음악계에서 은퇴했다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5년 정도 방송 진행하면서 깨달았어요. 아 나는 음악에 대한 재능이 부족하구나. 음악을 직접하는 것보다 음악을 소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무대로 돌아온다는 생각은 못했거든요. 15년 전 구창모씨를 다시 만나면서, '구창모씨가 노래 안하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재결합은 잠정적으로 마지막 공연과 앨범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창모 "마지막이란 단어는 배철수씨가 주로 사용했어요. 이 공연과 재결합 얘기를 배철수씨가 저에게할 때 라스트 앨범과 라스트 투어를 하자고 했다. 그래서 왜 라스트냐 물어봤더니, 자기는 송골매에 대한 추억으로 이 공연을 하고 싶고, 앨범도 만들고 싶고 그것으로 음악 생활을 끝내고 싶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안될껄?'"
배철수 "세상 모든 일은 변하는 것이기에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게 위험하긴 합니다만, 저는 이번 투어 하고 해외 공연은 계획으로는 미국 LA와 뉴욕, 애틀랜타 세 군데 내년 3월 예정인데, 저는 그 공연까지 마치면 더 이상 음악은 안하려고 확실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그렇습니다."
이번 공연에선 과거 송골매의 대표곡들을 비롯해 '외로운 들꽃' 같은 발라드도 연주하고 들려줄 계획입니다. 배철수의 친동생 배철호 방송 PD가 총연출을, 송골매 7~9집 베이시스트였던 이태윤이 총 음악 감독으로 참여합니다. 최근 리허설 현장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40년 만의 공연을 기념해 후배들의 헌정 음원 프로젝트도 준비됐습니다. 이날 엑소(EXO)의 수호가 ‘모두 다 사랑하리’를, 잔나비가 ‘세상만사’를 각각 리메이크해 선보였습니다.
엑소 수호 "어머니께서 팬이세요. 저도 덩달아 음악을 들었습니다."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해야 돼' 생각하고 덥썩 했습니다." 잔나비 최정훈 "밴드 음악 하는 사람들은 선배에 대한 동경이 조금 더 큰 것 같아요. 특히 우리나라는 록음악의 불모지이기 때문에, 저희가 음악을 할 수 있게끔 자리를 만들어주신 게 선배님들 덕분이니까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임했습니다."
광고에 쓰였던 음악 등 미발표곡들을 공연에서 연주하고 마지막 앨범에 담을 수 있다는 계획도 전했습니다.
구창모 "저희를 사랑해주셨던 많은 팬분들과 아낌없는 성원을 해주신 분들께 이 공연을 바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기대해주신 만큼, 기대 이상의 노력을 해서 좋은 무대와 좋은 노래 그 옛날의 추억을 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배철수 "최선을 다한다는 게 말은 쉽지만 참 어렵습니다. 저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겠습니다. "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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