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무상증자를 할 수도 있다는 추측만으로 일부 종목들의 주가가 널뛰고 있다.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거나 실시한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크게 오르면서 다음 무증 테마주는 어디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다. 특히 자본금 대비 잉여금이 많은 기업일수록 무증 가능성이 클 것이란 판단에 시선은 기업 유보율로 향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진에스엠(138070)은 지난달 말 7160원에서 이달 최고 1만3800원까지 치솟는 등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종목토론방에서 무상증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널뛴 것으로 풀이된다. 널뛰는 주가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신진에스엠에 시황 변동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항이 있는지 답변(조회공시)을 요구했고, 신진에스엠은 "유통주식수 확대 등을 위한 무상증자를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신진에스엠뿐 아니라 피코그램, 조선선재, 인포바인, 시디즈, 승일 등의 주가도 최근 무상증자 기대감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피코그램(376180) 주가는 이달 들어 2만7000원대에서 최고 5만2000원까지 91.5% 치솟은 뒤 다시 급락, 현재 4만원 선을 밑돌고 있다. 지난달에도 하루 20% 이상 급등하며 거래소로부터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다. 조선선재도 지난달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하루 10~20%대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인포바인과 시디즈, 승일도 각각 지난 6, 7, 8일 상한를 기록한 뒤 큰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종목토론방에서 무상증자 가능성이 높은 일종의 '테마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무상증자 실시를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뛰면서 제2, 제3의 '노터스'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무상증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무상증자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는 높은 사내 유보율 때문이다. 유보율이란 자본금 대비 회사 잉여금의 비율을 나타낸 수치로, 통상적으로 유보율이 높으면서 유통주식수가 적은 기업들이 무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있다.
실제로 무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했던 노터스와 공구우먼, 조광ILI의 3월 말 기준 유보율은 각각 8959%, 1만2991%, 1090%에 달한다. 노터스는 발표 직후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공구우먼과 조광ILI도 이틀 연속 상한가를 터치했다. 최근 주가가 들썩였던 신진에스엠(1617%), 피코그램(9343%), 조선선재(2만3219%), 인포바인(7455%), 승일(4692%), 시디즈(6511%) 등도 높은 유보율을 보이고 있다.
거래소에서는 신진에스엠, 피코그램, 조선선재, 승일, 시디즈 등에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했다. 기업의 중요 사항이나 그에 준하는 정보에 대해 풍문이 돌거나 언론의 보도가 있을 경우 거래소는 기업에 사실여부에 대해 답변(조회공시)을 요구할 수 있다. 신진에스엠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항이나 한달 이내 공시 예정인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무증이라는 단어만 떴다 하면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지난달 일찍이 무증 가능성이 제기된 피코그램과 조선선재는 지난달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뒤 이번달 다시 급등세를 탔지만 또 연일 하락세를 타고 있다.
무상증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기업들의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아 주가 변동에 민감하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제 무상증자 기대감이 큰 점에서 주가가 오르는 것도 있지만, 유통주식수가 적은 종목에 일시적으로 거래가 몰려 변동성이 커지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잉여금으로 주식을 무상 발행해 유통 주식수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현 주식수가 적은수록 무증 가능성이 높을 거란 인식이 있다.
그는 또한 "기업들은 불황일수록 신규 투자를 하기보단 현금을 많이 확보하고 있으려 해 유보율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으니 유보율만으로 무상증자 가능성과 재무 안정성 등을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다"고 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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