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충남대를 찾아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대학의 반도체 학과 증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이 수도권 중심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지방대를 찾아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리는 25일 오전 대전시 충남대학교에서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관계자 간담회를 했다. 이날 방문은 지난 19일 발표한 정부의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과 관련해 현장의 의견을 듣기 위한 취지다. 간담회에는 박 부총리 외에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과 충남대 총장, 충남대·단국대·포항공대·아주대 링크 3.0 사업단장, 반도체 기업 관계자 3명 등이 참석했다.
박 부총리는 이날 10년간 반도체 인재 15만명을 양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정부는 대학 및 산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해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 정원 증원이 수도권 대학에 집중될 것으로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정부는 수도권·비수도권 구분 없이 '역량과 의지를 가진 대학'이라면 적극 증원을 지원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의 반도체 학과 정원 규제를 푼다고 발표했다. 다만 비수도권은 물론 수도권까지 규제를 풀면서 실제로는 수도권 학생 쏠림을 부추기는 인재 양성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는 안 그래도 신입생 정원을 채우기가 힘든 상황인데, 이런 가운데 수도권의 정원을 늘린 꼴이기 때문이다. 박 부총리의 이번 충남대 방문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충남대학교에서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이밖에 정부의 방침이 반도체 인재 과잉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박 부총리는 이날 "정부는 '반도체 인재양성 지원 협업센터' 등을 통해 민관협업체계를 구축하고 긴밀히 협력해 반도체 산업의 미래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부총리는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지방대학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권역별 반도체 공동연구소 등을 통해 지방대학이 산학연 협력 생태계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조속히 '지방대학 발전 특별협의회'를 구성해 교육부와 대학이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가칭) 신설을 통해 지방대학 재정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도 약속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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