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맘스터치 모델들이 신메뉴 그릴드비프버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맘스터치앤컴퍼니)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국내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버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치킨버거로 유명한 맘스터치가 처음으로 소고기 패티를 활용한 버거를 내놓는가하면 맥도날드는 맘스터치의 주력 제품인 통다리살을 활용한 치킨 버거를 선보였다. 외식비 상승으로 햄버거를 찾는 수요가 늘자 패티 다변화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7일 패스트푸드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최근 수제 소고기버거 메뉴인 그릴드비프버거를 신메뉴로 내놨다. 맘스터치는 이 메뉴를 20개 가맹점에서 우선적으로 판매한 뒤 연내 450개 점포로 판매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신메뉴는 그간 맘스터치가 판매해오던 버거 스타일과 다르다. 맘스터치는 치킨 패티를 앞세운 치킨버거만을 고집해왔다. 통다리살 패티를 앞세운 싸이버거가 대표적이다. 맘스터치에 따르면 싸이버거는 2005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4억개에 달한다.
신메뉴 그릴드비프버거는 소고기 패티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맘스터치는 고온의 그릴에서 눌러 굽는 정통 수제버거 조리법 스매쉬드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갓 구운 두툼한 패티의 풍미와 불맛이 인상적이라는 사전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였다는 게 맘스터치의 설명이다.
맘스터치는 내부 R&D 조직인 제품혁신센터에서 다양한 콘셉트의 비프버거 개발을 마친 상태다. 향후 비프패티를 활용한 신메뉴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다양한 메뉴 라인업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방송인 조나단이 지난 5월 맥도날드 상암DMC점에 마련된 맥크리스피 부스에서 신메뉴 ‘맥크리스피 디럭스 버거’, ‘맥크리스피 클래식 버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순소고기 패티를 메인으로 내세워왔던 맥도날드는 소고기 패티가 아닌 다른 패티에 눈을 돌리며 메뉴 다변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맥도날드는 맘스터치가 주력으로 내세우던 통다리살, 이른바 싸이 부위를 활용한 맥크리스피 버거를 지난 5월 말에 출시했다.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맥크리스피 버거의 최근 누적 판매량은 300만개를 넘어섰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돼지고기 패티를 사용한 보성녹돈 버거를 출시했다. 보성녹돈은 충청 지역 양돈 농장에서 전남 보성의 녹차 사료를 먹인 돼지로 만든 돈육이다.
롯데GRS의 롯데리아는 주력 메뉴인 한우불고기버거 메뉴를 확대하면서 라인업을 강화했다. 한우 패티 2장을 올린 ‘더블 한우불고기버거’와 트러플 오일을 함유한 크림소스가 담긴 ‘한우 트러플머쉬룸버거’가 대표적이다. 롯데리아가 한우불고기버거 메뉴를 확대한 건 약 18년 만이다. 국내산 한우를 패티를 앞세워 한국인 입맛에 맞춘 버거로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햄버거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메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는 최근 한식 등 외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에 따른 패스트푸드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높은 패스트푸드를 찾는 소비자 발길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 취향에 맞는 다양한 버거를 내놓으며 수요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외식물가 지수는 전년 누계 대비 6.7% 올랐다. 이 가운데 맘스터치의 지난 2분기 점심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 판매량은 직전 분기 대비 29.8% 증가했다. 롯데리아의 2분기 버거 세트 메뉴의 판매량은 직전 분기 대비 20% 늘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치킨버거로 쌓아온 맘스터치만의 독보적인 버거 경쟁력을 비프버거에 이식해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수요를 이끌어 소비자들의 메뉴 선택권을 넓히고 가맹점의 새로운 매출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메뉴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 매각을 꼽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M&A 시장에 나온 만큼 매출을 극대화해 몸값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를 비롯해, 한국맥도날드, KFC, 버거킹 등이 현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매장수 기준 국내 햄버거 패스트푸드 시장 1위는 맘스터치로 올 상반기 기준 1361개다. 이어 롯데리아가 1340개로 뒤를 쫓고 있고 버거킹 446개, 맥도날드 407개, KFC 190개 수준이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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