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해외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퇴보다는 지도부 안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싱가포르에 이어 베트남으로 이동해 아세안 전략도시 해외출장 중인 오 시장은 지난 2일 오후 취재진과 만나 “며칠만에 국내 정치상황 들여다보니까 그동안에 더 혼란스러워졌더라”며 “집권 여당의 현재 상황을 지켜보는 제 마음은 굉장히 안타깝고 착잡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지난달 29일 싱가포르로 떠난 이후 국내에선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고, 권성동 당 권한대행이 사퇴하는 등 불안정한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당 일각에선 비대위 전환을 앞두고 권 원내대표에게 권한대행직 사퇴에 이어 원내대표 사퇴까지 압박하는 상황이다.
오 시장은 “신정부 출범 100일이 되지 않았는데 여당이 단결해서 효율적으로 새로 출범한 정부를 도와주고 빨리 안착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이런 역할을 해야될 시점”이라며 “집권 여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여러분께 일단 죄송스럽다 송구스럽다는 생각이 첫째”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저는 빨리 안정이 됐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먼저든다”며 “사실 권성동 대표가 대표 권한대행까지 맡고 나서 실수가 좀 있었다. 그런데 그 실수를 계기로해서 그만둬라 새로뽑자 이렇게 얘기하는건 좀 과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런 의미에서 이준석 대표 나가면 득보다 실이 많다 똑같은 입장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것도 득보다는 실이 많다”며 “지금의 리더십을 조금더 지켜보면서 안정된 원내지도부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행 자리는 내려놨으니까 어쩔수없다 치더라도 원내대표까지 그만두라고 힘을 빼는 것은 이제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원내대표에게 최소한의 기회도 주지못하고 새로운 사람을 뽑겠다는 것밖에 되질 않는다”며 “구성원들이 모두 다 자중하고 신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 총력지원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빠른 시일내에 당내 리더십이 안정될 수 있도록 모두 마음을 좋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오 시장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 동교동 사저를 서울시에 매입 요청한 것과 관련해 체납 문제 등을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동교동 사저는 정치사적 의미가 큰 만큼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기보다는 서울시가 위탁 관리하는 게 좋겠다고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김홍업 전 의원(김 전 대통령 차남)이 가족들과 의견을 모았다”면서 “(사저는) 각종 세금 체납으로 사실상 방치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 출국 직전인 지난달 27일 김홍업 전 의원과 만남을 가진 오 시장은 이에 대해 사실상 불가 입장을 견지했다.
오 시장은 “조 의원이 중간에 자리를 마련해 김홍업 전 의원이 서울시로 방문해 동교동 사저를 서울시에서 매입해주면 안되겠냐 요청했다”며 “해당 부서에서 검토했는데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일단 그 집이 근저당이 굉장히 큰 액수가 설정돼있는데 가족들이 풀지 않으면, 서울시에 팔 수도 없고 서울시에 기부채납 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확한 법적 장애사유가 있어 장애요소가 해결되지 않으면 서울시는 진전된 논의를 이어가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김 전 의원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후(현지시간)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2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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