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이정재·정우성 주연의 '헌트'가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굳히면서 K-콘텐츠주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범죄도시2'에 이어 '천만 영화'가 될 수 있을지 흥행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영우 신드롬'에 이어 '헌트'가 K-콘텐츠주 강세의 바통을 이어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콘텐츠 수요 증가와 영화 업황 정상화에 따른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버킷스튜디오(066410)는 전일 대비 415원(11.72%) 내린 31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이날부터 상영을 시작하는 영화 '헌트'의 흥행 기대감에 7월 초 1665원에서 지난 8일 3540원까지 112% 급등했으나, 개봉을 하루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빠지며 하락했다.
버킷스튜디오는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의 대주주다. 8일 7% 가량 뛴
위지윅스튜디오(299900)도 올해 아티스트컴퍼니를 인수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5월 인수 결정을 철회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헌트의 배급을 맡은
콘텐트리중앙(036420)은 헌트가 예매율 1위에 등극하자 9.7% 뛰었다. 콘텐트리중앙은 메가박스를 자회사로 소유하고 있는 만큼 극장 관객수 증가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헌트'는 9일 오전 8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28%를 찍어 전체 예매율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헌트는 이정재의 첫 연출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범죄도시2', '비상선언', '한산-용의눈물' 등에 이은 올 여름 대작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 수요 증가와 영화 관객수 증가 등에 따라 미디어주들의 실적 성장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거란 전망이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콘텐트리중앙에 대해 "3분기에는 '범죄도시2'로 100억원이 넘는 순수 영업이익이 반영될 예정이며, '헌트'는 직접 배급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환운 IBK투자증권은 "외형 고성장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전년대비 큰 폭의 적자 축소 가능할 전망"이라며 "연간 매출액은 33.1% 증가한 9011억원, 영업적자는 118억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콘텐트리중앙의 올해 방송 제작 편수는 35편 이상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우리학교는'과 'DP'의 시즌2가 확정됐다. 극장부문에서는 탑건:매버릭'이 65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헌트', '아바타2' 등 국내외 대작 콘텐츠가 연이어 개봉함에 따라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연이은 영화 대작 개봉에 '우영우 신드롬'까지 겹치며 미디어주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7월1일~8월8일) 'KRX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가 12.83% 상승했으며, 코스닥 디지털콘텐츠 지수도 19.38%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미디어·콘텐츠주의 성장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콘텐츠 제작사의 연간 드라마 제작 편수는 올해 160편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TV에서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로 넘어가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콘텐츠 수요 증가에 따른 제작사들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미디어주들이 화제성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수혜로 주가가 급등했던 에이스토리는 지난달 중반 이후 하락세를 걷고 있다. '우영우'의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7월 보름간 약 110% 급등하며 최고 3만5000원까지 찍었으나 현재 2만6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콘텐트리중앙도 '지옥'과 '지금우리학교는' 공개 전후로 가격 급등락을 겪은 바 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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