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의 비상대책위원회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이 대표는 물론 국민의힘 상황도 급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내 혼돈이 지속되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 결과에 대해 기각 판단이 나올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돌입하려는 국민의힘에 반발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심문기일은 오는 17일 오후 3시로 예정돼 있다. 재판부는 민사51부(재판장 황정수)가 담당한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란 분쟁이 있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을 정지해달라는 청구다. 이 대표 측이 본안 소송 대신 가처분 신청을 선택한 것은 신속한 판단이 나오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안 소송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리지만, 가처분 신청은 빠르면 일주일 만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 측이 가처분 신청의 대상 및 범위와 관련해서 함구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 사안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크게 두 가지 쟁점이 예측된다. △최고 의결기관인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대표를 의결 권한이 낮은 전국위 결정으로 사실상 해임한 건 '당원 민주주의'에 위배된다 △상임전국위 소집을 위해 최고위 의결을 거치면서 사퇴를 선언했던 최고위원들이 참여한 건 '절차 민주주의'에 위배되고, 자동응답 전화로 이뤄진 전국위 표결도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용태 최고위원도 효력정지 가처분은 신청하지 않겠다면서도 “당의 민주주의와 절차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위원장은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한 분들이 최고위원회에 참석해서 상임전국위원회를 요구한 것이 절차상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그 경우에도 설사 그것이 하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상임전국위가 이의 없이 열렸기 때문에 그 하자가 치유된다는 이론도 있다"라며 "최고위원의 소집 요구 이외 상임전국위원 4분의 1 이상이 소집 요구를 하면 열리게 돼 있는데, 이중으로 상임전국위원 4분의 1 이상이 소집 요구를 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절차 하자는 이중으로 치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선출된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2021년 6월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주호영 후보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조계에서는 이번 가처분 결과가 기각될 거란 의견이 우세했다. 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당의 자율적인 판단문제지 이걸 법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라며 “종교단체 사건과 관련한 경우에도 법원이 자율성을 존중하는 판단을 우세하게 내리는 만큼 정치 영역에서도 당의 자율성을 존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도 “재판부도 정치적 사건을 해결하는 데 대한 부담이 커 소극적인 태도로 판단할 것”이라며 기각을 전망했다. 행정법 전문 변호사도 “당 내규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에 법원이 기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부가 기각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인용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라며 “절차상 위법 등 재판부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변호사도 “이준석 대표가 불리한 부분이 있지만, 국민의힘이라고 다 잘한 건 아니다”라며 “법원에서 정치에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100% 기각을 예측할 순 없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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