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국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층간소음의 판단 기준이 강화된다.
현재 주간 43데시벨(㏈), 야간 38㏈인 직접충격소음 기준은 주간 39㏈, 야간 34㏈로 4㏈씩 조정된다. 정부는 기준 강화로 층간소음 피해 인정 범위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국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앞서 지난 2014년 국토부와 환경부는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을 정한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을 공동으로 제정·운영한 바 있다. 하지만 현행 층간소음 기준이 국민의 생활 불편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양 부처는 연구용역,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기준 개정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현재 주간 43㏈, 야간 38㏈인 직접충격소음 기준(1분 등가소음도)을 주간 39㏈, 야간 34㏈로 4㏈씩 강화하기로 했다.
이 기준을 지킬 경우 국민이 실제 느끼는 층간소음 성가심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기존 43㏈에서 30%가 '매우 성가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에 강화되는 기준인 39㏈의 성가심 비율은 약 13% 정도라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소음으로 인한 성가심 비율을 10% 이내로 관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대개 성가심 비율 10~20% 범위에서 소음기준을 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층간소음 기준이 강화되면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등 분쟁 해결 과정에서 층간소음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도 기대했다.
지난 2005년 6월 이전 사업승인을 받은 노후 공동주택의 경우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현행 층간소음 기준 중 최고소음도 및 공기 전달소음 기준은 그대로 유지된다. 현행 최고소음도 기준인 57㏈은 성가심 비율이 10%를 넘지 않아 적정한 수준으로 평가됐고, 직접충격소음이 아닌 TV 소리 등 공기 전달소음은 층간소음 민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로 낮았기 때문이다.
향후 국토부와 환경부는 규칙 개정안을 조속히 행정예고하고 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 이해 당사자 등 의견 수렴 및 규제 심사 등을 거쳐 층간소음 기준 개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 상담 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민원상담, 분쟁조정에 대해 대국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다각적 방안을 추진한다.
앞서 국토부는 층간소음 저감 성능이 입증된 소음저감매트를 설치·시공하는 비용을 융자 지원하고, 공동주택 단지 내 입주민의 자율해결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의무 구성을 추진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개선책을 발표한 바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웃 간 층간소음 갈등 해결 및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과 노력을 통해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국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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