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해 온 안미명 특검팀이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8명을 재판에 넘겼다.
13일 특검팀은 100일간의 수사를 종료하고, 전 실장 등 장교 5명과 군무원 1명, 전 부사관 1명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구속기소한 공군법무관 출신 변호사 1명까지 특검팀이 기소한 인원은 총 8명이다.
특검팀은 지난 6월5일 수사 개시 이후 연인원 164명 조사, 18회의 압수수색, 디지털포렌식 등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다.
전 실장은 특검팀 수사의 핵심 피의자로, 지난해 3월 이 중사 성추행 사건 발생 당시 군검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를 지휘한 혐의(직권남용·직무유기) 등을 받는다. 특검팀은 앞선 3차례 소환 조사를 통해 당시 군 검찰로부터 전 실장이 받은 보고 및 조치 사항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특검팀은 국방부 군사법원 소속 공무원으로부터 공무상 비밀을 제공받은 전 실장이 군무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본인에 대한 수사도 진행중이던 군검사를 상대로 자신이 군무원에게 범행을 지시했다는 구속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하는 등 계급 및 지위에 따른 위세를 과시해 위력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 중사의 직속 상급자들인 제20전투비행단(20비) 대대장과 중대장의 2차 가해, 이 중사 사건을 송치받은 20비 군검사의 직무유기, 이 중사를 강제로 추행한 전 부사관의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 명예훼손 등 범죄도 밝혀냈다.
국방부 검찰단 수사 당시 공무상비밀누설로 입건 후 '혐의없음' 처리된 군무원에 대한 증거를 보강한 후 여죄까지 규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심리부검에 따르면, 이전에는 없던 자살위험이 강제추행 직후 발생해 급격하게 고위험군에 이르렀고, 제15특수임무비행단 전입 후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2차 가해를 경험하며 심화된 좌절감과 무력감으로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공군본부 공보담당 장교가 이 중사 사망 이후 여론 악화로 참모총장 해임이 거론되는 상황을 반전시켜 보겠다는 의도로 피해자 자살 원인이 마치 피해자 부부 사이 문제에 있는 양 왜곡해 기자들에게 허위사실을 전하고 수사자료까지 넘긴 범죄혐의를 디지털 증거분석 및 관련자 조사 등으로 밝힌 바 있다.
또 특검 출범 이전 군인권 활동 단체에서 공개한 '군검사들 대화 녹취록' 및 관련 녹음파일의 진정성 및 신빙성을 수사한 결과, 오히려 위 증거들이 공군 법무관 출신의 변호사에 의해 위조된 사실을 규명해 해당 변호사를 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 및 특임군검사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못한 제반 의혹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증거주의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며 "그동안 특검을 향해 보내주신 성원과 격려에 감사드리고, 향후 철저한 공소유지를 통해 피고인들 각자가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꽃다운 나이에 품었던 꿈을 채 펴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이예람 중사의 명복을 빌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고 이예람 중사 사건 부실수사' 의혹 규명을 위한 안미영 특별검사(가운데)가 지난 6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특검 사무실 현판식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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