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리아센터(290510)와
다나와(119860)의 합병이 코리아센터의 자회사인 써머스플랫폼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여 LP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회를 만들려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다나와와 코리아센터의 합병을 위한 투자설명서의 효력이 발생했다. 다나와가 코리아센터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코리아센터 보통주식 1주당 주식회사 다나와 보통주식 0.3066165주의 비율로 합병신주가 발행된다. 합병비율은 합병계약이 체결된 지난달 16일 이전 1개월간 양사의 평균 주가에 따라 결정됐다.
다나와가 코리아센터를 흡수합병하는 것이지만 현재 다나와의 최대주주가 코리아센터이므로 사실상 코리아센터가 다나와를 합병하는 셈이다.
(표=뉴스토마토)
이번 합병과 관련해 일각에선 코리아센터의 자회사인 써머스플랫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써머스플랫폼은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앞서 써머스플랫폼은 지난 2020년 8월 200억 규모의 Pre-IPO 구주 매각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코리아센터는 인수인 측에 매수청구권(풋옵션)과 동반매도참여권(태그얼롱)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인은 3년 이내에 써머스플래폼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을 시 투자 원금에 3%의 연복리를 적용, 주식을 되팔 수 있다. 계약대로라면 코리아센터는 내년 8월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코리아센터는 Pre-IPO 당시 써머스플랫폼이 높은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 세계적으로 이커머스 빅데이터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PER 40배 수준에서 형성돼 있던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수요가 늘어난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증시와 IPO 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써머스플랫폼 역시 IPO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같은 업종에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다나와가 시장에서 10배 수준의 PER(주가수익비율)을 보이는 것을 고려했을 때, 써머스플랫폼의 기업가치도 유사하게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써머스플랫폼 상장 시 공모가액이 FI들의 투자단가 120%에 미달하는 경우에도 풋옵션이 발동될 수 있다. Pre-IPO에서 평가받은 써머스플랫폼의 기업가치는 1250억원이다. 상장 시 15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다나와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경우 1000억원 이상을 인정받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의 흐름을 봤을 때 써머스플랫폼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비교를 통한 수수료 사업은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성장성도 크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써머스플랫폼이 IPO과정에서 높은 가치 평가를 받기 위해선 정보기술(IT) 등 특화된 신사업의 성장성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써머스플랫폼이 IPO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위해선 빅데이터 사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써머스플랫폼이 다나와가 확보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 것이 아니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익명의 다나와 투자자는 “다나와의 경우 광고나 판매수수료 외에도 매년 40억원 이상의 정보이용료 매출이 발생한다”며 “다나와는 써머스플랫폼(에누리)과 상당 부분 사업이 겹치는데, 이번 합병을 통해 다나와의 데이터매출 등을 써머스플랫폼에 몰아주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한편, 코리아센터는 다나와와의 합병이 에누리닷컴과의 빅데이터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나와는 가격비교·검색쇼핑 플랫폼인 ‘다나와’와 국내 1위 조립PC 마켓플레이스인 ‘샵다나와’를 통해 10억건이 넘는 상품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약 2400만명의 방문자, 월평균 1억5000만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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