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대 전세사기' 세모녀, 첫 재판서 혐의 일부 부인
두딸 "‘부동산실명법 위반’ 인정…모친과 별도 재판 해달라"
2022-09-19 15:29:18 2022-09-19 17:14:23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수도권 일대에서 이른바 '갭투자’ 수법으로 300억원에 가까운 전세보증금 사기를 친 혐의를 받는 ‘세모녀’가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민수연 판사는 19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어머니 A씨와 두 딸, 분야대행업자 4명 등 총 7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세 모녀 측은 "A씨와 두 딸의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A씨의 사기 부분은 추가적으로 의견서를 제출하겠다며 “A씨와 딸들의 변론은 분리해서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함께 기소된 분양대행업자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당시 부동산 시장이 굉장히 좋아서 전세금이 분양가보다 높은 경우가 많았고 이런 경우 재임대를 통해 임차보증금을 반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세차익을 노리고 전세금 증액을 노리는 게 갭투자 방식인데, 외부요인이 작용해서 위험성이 있는 투자방식이지만 이것만 놓고 사기 범행으로 볼 수 없다”라며 “민사적인 문제가 형사적으로 비화돼 기소됐다”고 주장했다. 또 “A씨와 공모관계가 전혀 없다”라며 “혐의를 부인한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분양대행업자 4명과 공모해 2017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서울 강서구와 관악구 등 수도권에서 빌라 500여 채를 전세를 끼고 사들인 뒤 세입자 136명으로부터 보증금 약 298억원을 받아 가로챘다.
 
이 과정에서 보증금 일부는 A씨와 분양대행업자가 리베이트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리베이트 액수는 부동산 1건당 최대 5100여만원으로, 리베이트 액수만 총 11억8000여만원에 이른다.
 
검찰은 A씨가 임차인들에게 전세 보증금 등 임대차 보증금을 되돌려줄 능력이 없는데도 보증금을 받아 사기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A씨를 구속기소 했다. 또 A씨가 딸 2명의 명의로 빌라 136채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 딸들을 범행에 가담시켰다고 보고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지난 6월 A씨를 먼저 구속기소 한 뒤 지난 7월 공범인 두 딸과 분양 대행업자들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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