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 임금 '구분 청구·지급' 절반 넘어…일부 공사는 '부실 여전'
국토부, 올초 공공발주 공사 건설근로자 임금 청구·지급 절차 강화
상반기 근로자 임금 구분 청구·지급, 1년 전보다 14% 포인트 개선
과거 관행 여전…국토부 "건설사·발주자 계도 및 교육 강화"
2022-09-22 11:00:00 2022-09-22 17:07:59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공공이 발주한 건설공사를 맡은 건설사가 대금을 중간에서 유용하거나 체불할 수 없도록 관련 시스템을 강화한 이후 건설근로자의 임금 구분 청구·지급 공사가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 공사의 약 30%가량은 의무 대상임에도 임금 구분 청구·지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1개 국토부 소속·산하기관이 진행한 건설공사 총 4085건의 임금 구분 청구·지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임금 구분 청구·지급 실적이 있는 공사는 총 2284건으로 전체의 56%에 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42%에 비해 14%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앞서 국토부는 올해 1월 공공이 발주한 건설공사에서 하도급업체 공사대금이나 건설근로자 임금 등의 체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대금 지급 절차를 강화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건설산업기본법령을 개정해 공사대금 청구 단계에서부터 임금 등을 구분해 청구하도록 했다. 또 대금 지급시스템상에서 임의로 출금할 수 없는 약정계좌를 통해 건설근로자 등에게 지급되도록 지급 절차를 강화한 바 있다.
 
건설공사 대금을 세부 항목별로 구분하지 않고 건설사 전체 몫으로 청구해 지급받을 경우 건설사가 건설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중간에 유용하거나 체불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른 조치다.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임금 구분 청구·지급 실적이 없는 1801건(44%) 중 건설근로자 투입이 아직 없거나 상용근로자만 투입되는 등으로 임금 구분 청구·지급 대상에 아직 해당되지 않는 공사는 1279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근로자는 건설사에 상시 고용된 근로자로 건설사의 자체 임금지급 체계에 의해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다. 때문에 건설산업기본법령 상 의무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함께 상용근로자 외 근로자가 투입돼 구분 청구·지급 대상임에도 구분 청구가 없었던 공사는 522건(29%)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개정법령이 시행된 이후 발주된 공사도 295건에 달해 아직 일부 미흡한 사례도 존재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아직 개정법령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공사대금을 건설사 몫으로 청구하는 과거 관행이 아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국토부는 앞으로 개정법령에 대한 건설사 및 발주자의 명확한 이해와 철저한 대금지급 절차 이행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는 건설근로자 임금 등 공사대금 구분 청구·지급 제도의 조속한 시장안착을 위해 건설사 및 발주자에 대한 계도 및 교육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달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공사대금 청구 시 임금 등 구분 청구내역이 없는 경우 대금 지급 절차를 일시 제한하는 등의 기능을 대금지급시스템에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의무를 미이행하는 건설사에 대해서는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효철 국토부 공정건설추진팀장은 "새롭게 도입된 제도가 점차 정착되어 가고는 있지만 아직 제도 시행 초창기라 건설사 및 발주자가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상당수 있어 건설사 및 발주자의 각별한 관심과 이행 노력이 요구된다"며 "열심히 일하고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을 최대한 막기 위해 공사대금 구분 청구·지급 제도를 도입한 만큼 국토부는 앞으로도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1개 국토부 소속·산하기관이 진행한 건설공사 총 4085건의 임금 구분 청구·지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임금 구분 청구·지급 실적이 있는 공사가 총 2284건으로 전체의 56%에 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18년 세종시 어진동 공공기관 발주 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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