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이석준 변호인, '보복살해' 상식적으로 봐야"
이석준, 항소심 첫 공판 불출석으로 연기
2022-09-22 18:05:59 2022-09-22 18:05:59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신변보호를 받는 여성의 가족을 살해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석준의 항소심 재판부가 보복살인이 아니라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 “상식적으로 생각하라”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문광섭)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다만 이 씨가 정신적인 문제 등을 이유로 불출석해 공판이 진행되지는 못했다. 이 씨는 이전 공판에도 불출석해 첫 공판 기일이 연기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씨의 변호인이 미리 제출한 자료에서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 A씨의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보복살인이 아니라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했다. 공식적으로 공판이 열린 것은 아니지만, 다음 재판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변호인의 주장을 지적한 것이다.
 
재판부는 “보복 목적이라는 게 A씨에 대한 보복 목적이지 A씨 어머니에 대한 보복 목적은 없다는 것이냐”고 물은 뒤 “보복 목적과 피해자가 반드시 일치해야만 되는 범죄냐”고 말했다.
 
이어 “제가 변호사님에 대한 악감정을 가지고 변호사님 자제분을 해친다면 죄가 아니냐”라며 “일반적으로 남남인 사이라면 모르겠지만, 가족이 헤침을 당한다면 얼마나 슬프겠냐”고 강조했다. 또 “(보복의)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주장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는 건지 상식적으로 생각하라”라며 “논리가 맞다면 주장을 보강하거나, 아니면 제고하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두 번 연속 이 씨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며, 이 씨가 이에 대해 정당한 사유를 소명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재판부는 “누구나 그렇죠 재판받으면 마음이 좋지 않은 것 당연한 것”이라며 “소명 없이 다음에도 나오지 않으면 절차상 불리해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이 씨가 수감된 구치소가 이 씨의 현 상태에 대해 제출해줄 것을 요구하며 “의사의 소견을 제출하거나, 속된 말로 꾀병이라는 의견이 있다면 재판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5일 A씨를 폭행·강간하고 감금했다. 하루 뒤 A씨 부모의 신고로 붙잡힌 이 씨는 경찰에서 성폭행·감금 혐의로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이후에도 A씨와 접촉하려 했지만 신변보호 조치로 A씨를 만날 수 없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A씨의 집에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동생을 찔러 다치게 했다.
 
이 씨는 당초 A씨를 살해하려고 집에 찾아갔으나 집에 없다는 것을 알고 가족을 죽인 것이라며 보복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보복 목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반면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보복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하며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서울경찰청은 2021년 12월14일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여성의 모친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석준(26)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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