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기각과 관련해 입장을 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언급에 대해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 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논평의 본질을 자꾸 왜곡하고 호도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이게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나"라며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임진왜란, 정유재란은 왜 일어났나. 이순신, 안중근, 윤동주는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나"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정진석 의원과 같은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연장선에서, 직함도 '의원'으로 칭했다.
앞서 정 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며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반대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정 위원장은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즉각 비판 메시지를 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형적인 식민사관 언어"라며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제국주의 침략을 정당화했던 이완용 같은 친일 앞잡이들이 설파했던 그런 주장들을 여당 대표 입으로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일본 군대를 인정하고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으로 가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닌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된다"고 부연했다.
정 위원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일본군의 한국 주둔을 얘기하고,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일 비핵화 약속론을 얘기한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멍들게 하는 망언이고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내가 오늘 아침 페이스북에 썼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한 적이 없다고 썼다"며 "전쟁 한 번 못하고, 힘도 못써보고 나라를 빼아겼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얘기했다고 나를 친일, 식민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공격한다"며 "기가 막히다"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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