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탄 사고, 윤 대통령 파악·지시는? 민주당 "위증 여부 살피겠다"(종합)
'기름 12만ℓ' 저장된 유류저장고…대형 인명피해 위험 집중 공세
2022-10-13 17:53:17 2022-10-13 17:53:17
민주당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병주, 김영배, 송옥주 의원이 지는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공군 제18전투비행장단 찾아 지난 4일 미사일 낙탄사고 발생 당시 현무-2C 탄도미사일의 탄두가 추락해 구덩이가 만들어진 골프장 앞에서 군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군에서 최초 발표했던 낙탄지점이 공군 골프장 만이 아니라 400m 떨어진 유류저장고(POL)에도 추진체가 떨어져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현무 2C 미사일 추진체와 탄두가 떨어졌던 인근에 유류저장고가 있어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관련 사태파악·지시가 있었는지를 집중 따져보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군 당국이 윤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가 철저한 경위 조사를 당부했다고 입장을 번복한 데 주목,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관련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3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현무 2C 낙탄 사고와 관련한 윤 대통령 지시 사항에 대한 김승겸 합참의장과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의 위증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현무 2C 낙탄 사고 현장을 찾아 발사대와 추진체·탄두가 발견된 곳을 살폈다. 군 당국은 지난 5일 현무 2C 미사일 1발이 발사지점으로부터 1㎞ 가량 떨어진 군 부대 골프장에 추락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현장을 직접 찾아 살펴본 결과 미사일 발사대 현장과 공군부대 내 간부 숙소인 군인아파트와의 거리와의 이격거리가 불과 700였고, 특히 공군 전투기에 사용하는 유류저장고와의 이격거리도 불과 800m 떨어졌다는 점이 드러났다. 당시 유류저장고에는 기름 12만ℓ가 저장돼 있어, 자칫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이런 상황을 국방부가 조적적으로 축소·은폐했다고 날을 세우던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사태파악·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따져 물었다. 이와 관련해 합참은 지난 6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낙탄 사고 이후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대해 “알고 있지 못한 부분”이라고 말했지만 다음날인 7일에는 입장문을 내고 “어제 국정감사에서 현무 2C 낙탄 사고 후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대통령은 새벽 보고를 받고 철저히 사고 경위를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만약 합참의장과 작전본부장이 거짓말을 했다면 위증”이라며 따져보겠다고 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에서 허위 진술을 했을 때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범죄가 발각되기 전 자백했을 때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이를 따져보기 위해 △윤 대통령에 최초 보고된 시간과 보고자 직위 △대통령의 최초 지시와 전달 경로 △시간대별 조치사항 △대통령 지시 관련 사실을 7일에야 발표한 사유와 경위 △합참의장 등의 국감 발언과 관련해 이후 해명이 번복된 이유 등에 관한 군 당국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반면,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고생하는 우리 군인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흠집·트집을 잡으려고 하면 맞지 않다”며 “군인들을 정쟁 대상으로 삼기 위해 (자료제출을 요구)한다는 건 국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테고, 군인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자유 방송독립을 위한 언론인 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방위 소속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위산업체 분류 주식 보유도 이날 논란이 됐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관보에 따르면 이 대표가 방산주식인 한국조선해양 1670주, 현대중공업 690주를 총 2억3125만원에 취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충돌방지 의무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내 ‘특수선 사업부’는 정부로부터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있다. 전함이나 잠수함 등을 생산해 해군에 납품하는 만큼 국방위가 방위사업청 등을 통해 이를 들여다볼 여지가 있다. 또 한국조선해양은 현재중공업 지분을 78.02% 보유한 최대 주주라 자연히 방산업체로 분류된다. 그러자 국방위 소속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뭐를 얼마나 해먹으려고 군대도 안 다녀오신 분이 국방위로 오셨냐”며 힐난, 국방위원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곧장 공지를 통해 해당 주식은 지난 6월 보궐선거 출마를 결정하기 전 보유했던 것으로 국방위 활동과 무관하다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당대표가 된 이후 지난 8월30일 국회 등에 백지신탁 심사를 청구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방산 관련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자 이 대표는 논란이 벌어진 지 하루 만인 이날 관련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백지신탁 심사를 받고 있지만 불필요한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주식 처분으로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다. 논란을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이날 예정돼 있는 국방위 국정감사에도 불참했다. 
 
이 대표의 주식 처분에도 국민의힘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는 애초에 국방위를 선택하지 않거나, 국방위원이 됐을 때 바로 주식을 팔든지 백지신탁을 해야 했다”며 “이해충돌방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윤리위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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