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의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공공기관인 서울시의 공공서비스 장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카카오 서비스 중단으로 지난 주말 TOPIS(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 다산콜센터 챗봇 등의 서비스가 일부 차질을 빚었다.
이들 서비스는 카카오 서비스가 정상화됨에 따라 현재 모두 정상 운영 중이지만, 주말기간 시민들이 운영하지 못하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에서 운영하는 TOPIS(Transport Operation & Information Service)는 한 눈에 통제현황, 기상현황, 주요 도로 혼잡도 및 속도, CCTV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시민들이 애용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하지만, 카카오 서비스 중단으로 TOPIS에는 주말 내내 지도가 제대로 뜨지 않고 소통정보 및 CCTV, 버스정류장 등 대부분의 아이콘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자체 데이터와 협력기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요 상권·업종의 점포 수, 매출, 유동인구 등의 상권정보를 제공하는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 역시 주말 내내 ‘현재 뜨는 상권’, ‘나는 사장’, ‘나도 곧 사장’ 등 주요 서비스가 지도 API를 이용하지 못하다 현재 복구된 상태다.
이들 서비스는 공통적으로 카카오맵으로부터 지도 API를 제공받아 사용하면서 카카오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여파를 고스란히 입게 됐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한 시민은 "교통정보에 관심이 많아 TOPIS를 자주 들어가는데 주말 내내 이용할 수 없었다"며 "국가재난상황도 아닌데 데이터센터 불난 걸로 1000만 도시의 공공 서비스가 멈춘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카카오 서비스 중단 여파로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사진=서울시 TOPIS)
다행히 코로나19 선별진료소 혼잡현황, 원스톱 진료기관, 야간·휴일 운영 약국, 주차 정보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서울맵’의 경우 카카오맵이 아닌 다울(Dawul)의 지도 API를 사용해 피해를 면했다.
서울시는 카카오톡을 통해 제공하던 알림톡 정보를 카카오의 서비스 중단기간 수동 문자발송으로 대체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서울시의 카카오맵 사용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Open API 형태로 무상 사용함에 따라 피해에 따른 보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시민에게 제공하는 공공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유실 방지나 화재 등 재난 대비에 소흘히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피해를 복구한 상황에서 향후 대책을 강구 중으로 다행히 평일이 아닌 주말에 발생해 시민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른 Open API인 네이버지도를 쓰거나, 상용 지도를 사용하는 방법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재발을 막으려면 민간업체를 선정할 때 서버 이중화, 분산 배치, 재난대응대책 같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며 “네이버는 피해가 없고 카카오만 피해를 입었는데 네이버를 썼다면 장애가 없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지난 16일 카카오 서비스 중단 여파로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사진=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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