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강특위 구성 속도…당권주자들 셈법 분주
당무감사는 아직 정해진 바 없어…"빠른 시일 내 조직 정비 마무리 할 것"
2022-10-27 16:52:26 2022-10-27 16:52:26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은 27일 공석인 69개 당원협의회의 조직위원장 선임을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구성했다.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당원협의회 정비에 나서며 조직을 재정비하고 내후년에 있을 총선을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조직 재정비에 나서며 전당대회 시기가 밀릴 가능성이 높아져 당권주자들의 셈법도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출범한 조강특위는 김석기 사무총장(위원장)과 이양수 전략기획부총장, 엄태영 조직부총장이 당연직으로 구성됐다. 원내인사로는 배현진(서울 송파을)·최춘식(경기 포천·가평) 의원이, 원외에선 함경우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과 함인경 변호사가 합류했다.
 
앞서 비대위 지도체제 정상화 1순위 과제로 사고 당협위원장 공모 등 조직정비를 예고한 바 있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당 조직 재정비에 본격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253개 당협 중 사고 당협이 69곳으로 27% 당협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다"며 "윤석열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과 이를 위한 집권여당의 확실한 뒷받침을 위해서 조직위원장을 비워둔 채로 당협을 운영할 수는 없다. 내후년 총선승리를 위해 빠른 시일 내 공정한 정비작업을 통해 조직 정비를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허위자료 제출에 대한 추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당내에서는 비대위의 당협 정비 및 당무감사 진행에 대한 평이 분분하다. 내년 초 실시로 중론이 모아졌던 전당대회 시기가 또 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무감사는 통상 2~4개월이 소요된다. 당무감사는 감사 60일 전까지 감사계획 등을 사전 고지해야 해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마무리되는 12월 초부터 당무감사를 시작한다면 내년 4~5월쯤 전당대회 시기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당 관계자는 "조직 재정비, 즉 물갈이는 시간이 엄청 걸린다. 길면 6개월 이상도 봐야한다"며 "전당대회 시기가 4~5월보다도 더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일 비대위가 당무감사를 차기 지도부로 넘긴다면 전당대회 일정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

전당대회 시기가 4~5월로 밀린다면 당권에 도전하는 주자들의 폭은 더 넓어진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25일 KBS라디오에서 진행자가 차기 전당대회와 관련해 '권영세 통일부 장관, 심지어는 한동훈 장관 차출설도 있더라'는 질문에 "개각 요인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권영세 장관, 국토부를 맡고 있는 원희룡 장관 같은 경우는 참전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두 장관 모두 정치인 출신 장관인 만큼 언제든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현 비대위의 행보가 '임시 지도부의 월권' 혹은 '친윤계 뽑기'라는 당내 반발 기류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 "정상적인 당 지도부 출범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만 전념해야 할 비대위가 갑자기 당 조직들을 재편할 이유가 있나"라며 "가처분 문제가 해소되자마자, 마치 평온하고 정상적인 지도부인 듯이 '당협 줄 세우기'에 들어간 모양새"라며 반대 입장을 낸 바 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1년이면 굉장히 길다. 그 사이에 전당대회가 열려서 새 지도부가 뽑혔는데 지금과 소위 계파나 뜻이 다를 때, 새 당대표가 총선대비를 명분으로 다시 공모해서 새로 뽑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현 비대위의 행보와 같이 할 후보군을 고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꺼냈다.  
 
특히 이번 조강특위에는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배현진 의원과 함경우 위원장 등이 합류하며 이번 조직 정비에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냈다. 함 위원장은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캠프 정무보좌역을 거쳐 당선인 시절 비서실 상근보좌역으로 지냈으며, 이 밖에 함 변호사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대변인단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날 본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주호영 원내대표는 '조강특위에 친윤 인사 채워졌단 비판이 나온다'는 질의에 "친윤인사로 전혀 채워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수도권 자체의 당협 중 사고당협이 많아서 최춘식 의원, 배현진 의원, 함경우 위원장 등 모두 수도권 사정에 밝아서 제대로 뽑았다고 생각한다"며 일축했다.
 
한편,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김석기 사무총장은 당무 감사와 관련해서는 "현재 방침은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다만 정기 당무감사를 당헌·당규상 연1회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2020년 이후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다. 3년째 정기 당무감사를 안 해서 할 필요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협위원장 공모와 관련해서는 "조강특위가 오늘 구성돼 위원들과 논의 시작은 하겠다. 그런데 현재 결정된 것은 이제 오늘 (특위가) 구성돼서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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