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북한 미사일 발사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이태원 참사 관련해 국민의힘이 '경찰' 책임으로 전환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정부가 해경을 해체한 것과 비슷한 접근법이라는 지적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4번이나 현장 출동했던 경찰의 현장 판단이 왜 잘못됐는지, 기동대 병력 충원 등 충분한 현장 조치가 왜 취해지지 않았는지 그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면서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제1책무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156명 숨진 이태원 사고에 대해 무한책임이 있다. 우리는 책임을 어디에도 미루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정부 방침대로 이번 참사를 '사고'로 명칭했다.
정 위원장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어제 경찰 초기대응이 미흡했다고 공식 사과했다"며 "사고 발생 4시간 전 이미 사고현장에서 압사를 우려하면서 경찰의 현장 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있었다. 사고 전까지 11차례의 급박한 구조 신호가 있었다. 몹시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 국민 여러분께 너무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태원 사고를 수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애도기간이 끝나는 즉시 여야·정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태원 사고 조사 특위 구성을 제안한다"면서 "지금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정확한 방향이다. 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이에)근거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금은 애도기간이고 사건 수습과 유족들 보호 위로가 급선무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철저한 원인 규명과 상응하는 책임 추궁이 불가피할 걸로 보인다"며 "추도기간이 끝나면 철저한 조사와 상응하는 책임 추궁, 거기에 따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야당 주장에 대해 "진상규명 작업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112 신고 녹취록 공개도 대통령 지시에 인한 것이라 들었다"며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국민들에게 약속드릴 수 있다. 이후 응당한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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