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오는 2050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5% 수준까지 떨어질 거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급속한 고령화에 저출산, 인구감소까지 겹쳐 우리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장기경제성장률 전망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한국 장기경제성장률을 전망했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하락 추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더욱 가속화될 고령화 등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을 감안한 장기경제성장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경제가 성숙해짐에 따라 과거처럼 높은 성장률은 기대하기 어렵고 장기경제성장률은 정부 재정추계, 국민연금 재정추계 등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제에서 단기적인 경기변동을 파악하는 데 장기경제성장률은 주요 준거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빠르게 감소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급증하면서 한국경제는 2020년대 이후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연령인구는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117만명 증가하다 2021년부터 2030년 사이 357만명 감소하고, 2031년부터 2040년에는 감소폭이 529만명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 결과 생산연령인구의 비중은 2020년 72.1%에서 2050년 51.1%로 하락하는 등 고령화가 가파른 속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의 장기경제성장률은 2023년 2%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서 2050년 0.5%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50년에 1.3% 정도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률 하락은 노동공급의 감소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유지된다는 가정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 참가가 상대적으로 적은 고령인구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1인당 GDP 증가율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장기경제성장률 수준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에 크게 영향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1.3% 수준으로 유지되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노동공급의 성장기여도 하락에도 불구하고 2050년에 1.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2011~2019년에 하락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향후에도 그 수준에 정체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에 우리 경제가 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1인당 GDP 증가율 기준으로도 2050년에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1%대 후반을 유지하는 반면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1%를 하회할 것으로 각각 전망됐다.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고령화로 인한 노동공급 감소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경제구조 개혁을 통한 총요소생산성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을 적극 추진하며 생산성을 개선해 인구구조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 실장은 "대외 개방, 규제합리화 등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정책적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며 "높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출산과 육아 부담으로 경제활동 참가가 저조한 여성과 급증하는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외국인력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노동공급 축소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와 함께 교육개혁을 통한 인적자본의 질적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장기경제성장률 전망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50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5% 수준까지 떨어질 거로 전망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어르신들이 길을 걷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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