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에 희생자 영정사진
유족, 희생자 영정 들고와 "분향소에 모셔달라"
경기도 "생략하라는 정부 지침 보다 유족 의사가 먼저"
전국 합동 분향소 중 첫 희생자 영정사진
"조문 못한 도민들 위해 추모기간 9일까지로 연장"
2022-11-08 16:35:17 2022-11-08 16:35:17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지난 5일 '이태원 참사' 공식 애도 기간이 끝나고 3일 뒤인 8일 경기도 남부청사 합동분향소에 한 20대 여성의 웃는 영정사진과 위패가 올라왔다. 이 여성은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중 한 명으로, 어머니의 요청에 따라 경기도 분향소에 모셔졌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희생자의 유가족은 성남에 분향소가 없어 경기도 분향소로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정부의 '영정사진과 위패를 생략'하라는 지침에도 불구하고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의 아픔을 헤아리는 것이 먼저라 판단해 분향소 한쪽에 희생자의 영정사진을 모셔두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도내 또 다른 희생자의 유족들에게도 분향소에 영정사진을 모실지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 합동 분향소에 희생자의 영정사진을 모시는 지자체는 경기도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도 관계자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전날 경기도분향소에 영정사진을 둘 수 없느냐고 오신 유가족의 심정이 너무도 느껴졌고, 도민들의 가슴 속에 이번 참사도, 희생자들도 잊혀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함께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8일 경기도청 남부청사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추모공간에 조문객들이 추모글을 남겨뒀다. (사진=박한솔 기자)
 
지난 29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156명이 숨지고 19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중 경기도민은 38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도는 지난 31일 경기도 남·북부청사에 합동 분향소를 마련했다. 광교 경기도청사 1층 로비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는 조문객들의 추모글이 포스트잇에 적혀 벽면에 빼곡히 붙어 있다. 도민들은 "상상 못한 갑작스런 사고. 반짝이는 젊은 영혼들.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를 드립니다", "친구야 그 곳에선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하고, 꽃길만 걷길 바랄게. 미안해"라는 글귀들로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나섰다.
 
수많은 희생자를 만든 이태원 참사의 공식적인 애도기간은 지난 5일 끝났지만 경기도는 미처 조문하지 못한 도민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남부·북부청사 합동 분향소 운영기간을 오는 9일까지로 연장했다.
 
지난달 31일부터 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남북부청사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총 2501명이고, 온라인 추모관은 8일 기준 6만2657명이 방문하고 8914명이 추모글을 남겼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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