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에 대해 언론단체들이 "반헌법적 언론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반발했다.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여성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는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대통령실이 권력 비판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과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 탄압이자 폭력이며, 헌법이 규정한 언론 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실의 이번 조치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 욕설 비속어 파문, 이태원에서 벌어진 비극적 참사에 대한 무책임한 대응 등 자신들의 무능과 실정이 만든 국정 난맥상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고, 일부 극우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저열한 정치적 공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며, 취재비용은 각 언론사가 자비로 부담한다"며 "대통령이란 공적 인물의 공적 책무 이행에 대한 언론의 취재와 감시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개인 윤석열의 사유재산 이용에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착각하는 대통령실의 시대착오적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언론 자유에 대한 몰지각한 인식 수준을 드러낸 윤석열정부의 폭거는 비판 언론을 '가짜뉴스'로 매도하며 CNN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까지 박탈했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사판"이라며 "당시 미국 언론계는 진보와 보수를 가릴 것 없이 트럼프의 언론 탄압에 강력한 공동 대응에 나선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사안은 진영을 뛰어넘어 언론 자유 보장이란 민주적 기본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물론 사용자 단체를 포함한 언론계 전체의 공동 대응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또 "오늘 MBC를 겨눈 윤석열정부의 폭력을 용인한다면 내일 그 칼끝은 언론계 전체를 겨눌 것이며, 피 흘려 쌓아온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의 기틀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윤석열 대통령은 반헌법적이고 반역사적인 취재 제한 조치를 즉시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며 "또 이번 취재 제한 조치에 책임 있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즉각 파면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윤석열정부가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를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윤석열정부와의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9일 오후 9시7분 MBC 출입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한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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