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전통시장에서 파는 신선제품도 온라인으로 주문해 당일·새벽 배송으로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청량리종합시장·암사종합시장·노량진수산시장 3곳에 MFC(소규모 물류시설) 조성과 디지털물류플랫폼 도입을 완료하고, 22일부터 ‘우리시장 빠른 배송’ 사업을 전국 최초로 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신속한 배송이 시장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았지만, 전통시장은 상인 고령화, 노후화된 시설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대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울시는 전통시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올 3월 국토부 ‘디지털 물류서비스 실증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시비 매칭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시장 빠른 배송은 시장 내 MFC, 디지털 물류시스템 등 물류 기반시설 구축을 통해 시장의 주문, 배송시스템을 혁신하는 실증사업이다.
지금까지는 전통시장 내 배송시스템이 전화·수기방식으로만 주문이 관리됐다면, 이제는 모든 과정이 디지털화돼 시장 내 물류를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진다.
MFC는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냉장·냉동창고를 비롯해 배송을 위한 바코드 스캐너, 송장 출력기 등 전산장비, 상품 픽업 및 배송을 위한 전기카트, 전기화물차 등을 갖췄다.
디지털 물류플랫폼은 상점에서 주문 및 배송정보가 입력되면 자동으로 MFC와 실시간 연동해 물건 픽업 및 배송, 정산처리를 지원한다.
노량진수산시장에 설치된 MFC.(사진=서울시)
시장 내 주문, 배송 흐름도 획기적으로 변화한다. 기존에는 상인 개인이 모든 과정을 처리해야 했다면, 앞으로 픽업·보관·분류·배송 등 번거로운 작업은 물류전문기관이 운영하는 MFC에서 일괄 처리한다.
소비자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배송지 정보를 입력하면 상인은 상품을 준비하기만 하면 된다.
이후 운영인력이 픽업해 MFC로 이동하고 배송유형에 따라 신속하게 분류한다. 특히 도착지가 같은 상품은 한 번에 묶음 배송이 가능해져 여러 상품을 주문하는 소비자 부담이 줄어든다.
분류 후 상품은 냉장 또는 냉동창고로 옮겨져 최대한의 신선도를 유지한 상태로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최종적인 배송이 이뤄진다.
배송유형도 당일배송, 새벽배송, 묶음배송 등 다양한 배송유형이 도입되고, 모든 배송은 서울 전역 및 경기도 일부까지 가능하다.
소비자는 시장을 방문해 배달을 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다양한 상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현장 구매 시에도 당일·새벽·묶음배송을 선택할 수 있어 번거롭게 들고 다닐 필요없이 원하는 시간에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 시장 배송은 배송비가 비싼 퀵서비스나 배송이 2~3일 이상 소요되는 택배배송만 가능해 저렴하고 빠른 배송을 선호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왔다.
시장 전체 물량을 통합하여 효율적으로 배송함으로써 배송단가는 기존보다 약 30% 이상 저렴하다. 기존에는 과일상자 1박스당 6000~7000원의 배송비를 냈으나 우리시장 빠른 배송으로 1박스당 4000원으로 일괄배송할 수 있다.
우리시장 빠른 배송을 시작하는 청량리종합시장·암사종합시장·노량진수산시장의 평균 상인 동의율은 86%로 상인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 상인들은 공통적으로 품질관리 향상, 배송 효율, 판로 개척와 함께 청년층 고객들의 시장 이용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우선 오프라인 주문에 대해 빠른 배송 서비스를 지원한 후, 12월부터 네이버·당근마켓 등 온라인 주문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3개 시장을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실시한 후 시장 배송건수, 매출액 증가, 상인·시민 만족도 등을 평가한 후 향후 참여 시장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청량리종합시장에서 공동상회를 운영하는 함승철 상인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집 앞까지 배송이 가능하다면 주차 등의 어려움이 있어 그동안 전통시장이 아닌 마트나 백화점으로 갔던 젊은 고객층의 발걸음도 다시 전통시장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의 관심이 멀어지는 상황에서 전통시장을 다시 활성화 할 새로운 운영 방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온라인 주문, 다양한 배송 등 소비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시민·상인 모두가 동행하는 유통·물류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에서 우리시장 빠른 배송을 통해 주문하는 모습.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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