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수사가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재판장 마성영)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조국 피고인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200만 원을 선고하고 6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전 장관 딸에게 장학금을 줘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겐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재판이 끝난 이 시점에도 피고인들이 명백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며 "피고인들은 증거를 외면하면서 아무런 반성을 하지 않지만, 재판을 통해 진실이 무엇인지 상식에 부합하는 판단이 뭔지 밝혀질 것을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치주의는 심오한 이론이 아니라 잘못을 하면 그 누구라도 처벌받는다는 평범하고 당연한 상식이 실현될 때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상식이 지켜지도록 해 달라"고 재판부에 말했다.
자녀 입시비리·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후변론에 나선 조 전 장관측은 검찰 수사가 무리하게 이뤄졌다며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조 전 장관은 "딸이 장학생으로 선정될 당시 대표적인 반정부인사였는데, 무슨 덕을 보려고 (노 의료원장이) 제 딸에게 장학금을 줬겠는가"라며 "검찰은 부산대 병원장 검증에 영향을 줬다고 하지만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지명 후 검찰과 언론의 무차별 공격이 있었다"라며 "검찰이 딸의 생활기록부를 공개한 주 의원에 대한 통신영장을 기각하고 수사를 중지한 것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압도적 검찰 권한 행사 앞에 무력했다"라며 "검찰 주장이 실제와 다를 수 있음을 살펴 달라"고 말했다.
재판이 종료된 후 조 전 장관은 노 부산의료원장에게 다가가 재차 허리를 숙여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모든 변론을 마무리하고 내년 2월3일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노환중 원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판결도 같은 날 선고된다.
조 전 장관은 자녀들의 입시비리 혐의와 딸 장학금 부정 수수 등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을 무마해준 혐의를 받아 2020년 1월 추가 기소됐다.
앞서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 전 동양대 교수는 딸의 입시비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을 대법원에서 확정받았다. 정 전 교수는 아들 입시비리 혐의로 추가 기소됐고, 검찰은 지난달 18일 정 전 교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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