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가운데)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야가 3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구속 관련해 뚜렷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늘 서 전 실장의 구속으로 문재인 정권에서 있었던 월북몰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길 기대한다"며 "안보라인 최고 책임자로서 우리 국민을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죽음에 이르기까지 방치하고, 김정은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해 월북으로 단정 지으며 명예살인까지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가정의 가장이고 아버지이자 남편이었던 평범한 우리 공무원이 왜 월북몰이의 희생양이 됐어야만 했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며 "서 전 실장의 구속에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안보 정쟁화, 분별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는데 잊혀진 삶을 살겠다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좌불안석인 모양이다. 진실을 밝히는 여정에 도를 넘는 저항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서 전 실장의 구속은 납득하기 어렵다. 모든 자료가 윤석열정부의 손에 있는데 증거인멸이라니 황당하다"며 "검찰이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자료 역시 버젓이 남아있다. 심지어 검찰은 서 전 실장의 공개 기자회견을 증거인멸 시도라고 주장했는데 자신의 무고함을 항변하기 위한 공개 기자회견이 증거인멸이라면 방어권을 부정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서해 사건은 당시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 안보부처들이 정보와 정황을 분석하고 사실 관계를 추정해 판단한 것으로 당시의 판단과 달라진 정보와 정황이 없는데, 정부가 바뀌자 판단이 정반대로 뒤집히고 진실을 은폐했다고 한다"며 "정권의 입맛에 맞춰 결론이 정해진 정치보복 수사는 결국 법정에서 심판받을 것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의 정치보복 수사, 야당탄압에 맞서 진실과 정의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전 실장은 이날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고 이대진씨가 월북한 것으로 속단하고 이와 상반되는 자료를 삭제하라고 국방부와 해양경찰청 등에 지침을 내린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서 전 실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근거 없이 이 사건을 월북으로 몰아간 적도 없고 그럴 이유도 실익도 없다. 자료 삭제 지시도 없었다"며 "국민의 생명과 명예를 놓고 근거 없는 조작은 상상할 수도 없다. 우리 군과 해경, 국정원, 통일부, 안보실 모두 치우침 없이 책무를 다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