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원자재 가격 인상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불안 등 건설업계에 다양한 악재가 겹치고 있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가 리스크 관리를 위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며 주택 및 건축 부문에 집중된 인력 재편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52.5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수준으로 지난 8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건설 경기 전망도 좋지 않다. 건산연은 지난달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내년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7.5% 감소한 206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부터 4년간 지속된 증가세를 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국내 주요 건설사는 리스크 관리를 위한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DL건설(001880)은 지난달 주택사업에 경험이 많은 곽수윤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곽 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1992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주택사업본부에서 건축기술팀장, 주택기획 담당 상무 등을 역임했다. 2018년 DL건설 전신인 고려개발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 전무를 맡으며 워크아웃 졸업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DL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환율 급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적으로 실행할 임원을 전진배치했다"며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확실성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인재를 임원으로 발탁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박 대표는 1985년 롯데건설로 입사해 롯데정책본부 운영팀장과 롯데물산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뛰어난 리스크 관리 및 사업구조 개편 역량으로 롯데건설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건설(047040)도 녹록치 않은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사업 본부는 수주·영업조직 중심으로 개편하고 공공영업 조직은 CEO 직속 편제로 배치했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에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주택 및 건축 분야에 집중된 건설사 인력 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부동산 호황기에 대형 건설사들 주택사업 인력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GS건설(006360) 주택·건축사업 부문 정규직 인력은 1627명으로 전년 동기(1556명) 대비 70여명 늘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 주택·건축사업 부문 정규직 인력은 1429명에서 1444명으로 증가했으며 롯데건설도 1214명에서 1238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유지함에 따라 분양 단지도 늘어났다"며 "아파트 현장도 많아지며 필요 인력도 증가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관련 사업 부분 인력을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큰 프로젝트들이 시작되고 있다"며 "지금 국내 상황이 좋지 않아 해외 쪽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전략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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