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지난해 금리 인상 여파로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며 아파트값이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급매물 호가도 하향 조정을 거듭하며 전세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격차가 계속해서 좁혀지는 상황으로 이를 노린 갭투자 수요도 최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급매물이 소진되는 반면 신규 급매물은 나오지 않는 상황으로 갭투자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연간 22.09% 떨어졌습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연간 20% 넘게 떨어진 것은 2006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였던 2008년 하락폭(-10.21%)를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지역 아파트값 하락폭도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인천과 경기도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각각 22.73%, 22.27%를 기록했습니다.
수원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아파트값 하락세…갭투자 수요 증가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최근 사라졌던 갭투자 수요도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갭투자 매매거래는 총 58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기 평택시는 41건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세종시(40건)와 인천 연수구(37건) 등에서도 많은 갭투자 매매거래가 발생했습니다.
실제로 이들 지역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에 자리한 '동남아파트' 전용면적 52㎡는 지난 2일 2억1000만원에 실거래됐습니다. 같은 평형대가 지난달 2억원에 전세계약된 것을 고려하면 가격 격차가 1000만원에 불과합니다.
경기 화성시에 자리한 '진안골마을 주공10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 1일 2억4900만원에 매매됐습니다. 같은 평형대는 지난달 이보다 5000만원가량 낮은 2억원에 전세계약됐습니다.
인천 연수구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며 "송도 아파트값이 너무 많이 빠졌다고 판단하는 분들로 외부뿐 아니라 연수구 내에서도 매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매매·전세가격 격차 감소…갭투자 수요 증가 '글쎄'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함에 따라 적은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해져 갭투자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 같은 갭투자 수요가 증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더 강한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갭투자 추이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금리 인상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보이고 아파트값도 많이 떨어지며 일시적으로 갭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갭투자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순 있지만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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