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새해에도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관용 카드를 꺼내들며 초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3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장연은 지난 2일에 이어 이날도 이틀 연속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등지에서 열차 탑승을 시도했다.
서교공 직원들과 경찰은 전날 13시간 동안 승차를 저지한 데 이어 이날도 전장연과 대치하며 전면전을 이어갔다.
전장연 측이 시위장소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는 기습 시위를 내걸자, 서교공도 유례 없이 13차례나 열차를 무정차 통과하는 강수로 맞서고 있다.
전장연이 새해 지하철 시위 재개 방침을 밝인 가운데 오 시장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민·형사상 대응을 포함해 모든 법적인 조치를 다하겠다는 무관용 대응 카드를 꺼낸 상태다.
오 시장은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이나 늦춘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약자와의 동행’이 불법까지도 용인하겠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2년 넘게 계속된 지하철 운행 지연 시위로 시민들의 피로감이 상당한 상황에서, 장애인 정책 논의에는 협조하되, 운행 지연 시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지난달에도 국회 예산 심사를 앞두고 전장연 측에 먼저 휴전을 제안했으며, 전장연 측의 요구사항인 1역사 1동선 승강기 설치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는 작년 4월 교통약자 이동편의 개선을 위해 93.6%에 머물고 있는 1역사 1동선 확보율을 2024년까지 100%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서교공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법원이 지난달 21일 ‘5분 이상 운행 지연 시 500만원 지급’이라는 강제조정안을 보내자 이를 두고 다시 전면전이 발발했다.
전장연은 이를 5분 이내 시위 허용으로 해석해 조정안 수용 방침을 밝혔으나 오 시장은 5분 이내더라도 운행 지연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조정안에 5분 이하 운행 지연에 대한 제재수단이 없고, 5분 이하 운행 지연이 벌어지면 결국 다른 열차들까지 출발하지 못해 전체 노선의 열차가 움직일 수 없어 정시성이 훼손된다는 이유다.
서교공은 법원에 조정안 불수용 입장을 전달하고, 나아가 2021년 1월부터 벌어진 82차례의 시위 중 이미 제기한 7차례 외에도 나머지 75차례 시위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서교공은 형법 제186조(교통방해) 및 철도안전법 제48조(철도 보호 및 질서유지를 위한 금지행위), 공사 여객운송약관 제6조(여객운송의 조정) 위반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서교공 관계자는 “지금은 시민들에게 일상을 돌려드릴 시점이며, 지난 2년간의 시위로 장애인 권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시민들이 알게 됐을 것”이라며 “교통약자의 이용편의 개선에는 공감하지만, 다른 시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지하철 운행 자체를 막는 시위방법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년 4월19일 개통을 앞둔 서울 관악구 신림선 도시철도 서원역을 찾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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