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천차만별, 부르는 게 값이던 동물병원 진료비가 5일부터 투명하게 공개된다. 그동안 비싼 진료비에 불편을 호소하던 이용자들은 진료비 게시 의무화로 인해 다소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도는 '수의사법 제19조 및 제20조' 개정에 따라 이날부터 동물 진료비 사전고지 및 게시화가 의무화 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동물병원은 중대 진료를 하기 전 예상 진료비를 고객에게 필수로 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초진·재진 진찰과 상담, 입원, 엑스선 촬영비와 촬영 판독료 등의 진료비가 게시되고, 모든 동물병원은 중대 진료 전에 예상되는 비용을 보호자에게 구두로 알려야 한다. 또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내부장기·뼈·관절 수술 및 수혈 등의 비용에 대해서도 미리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그동안 동물병원 이용객들은 깜깜이 진료비로 인해 불편을 호소해 왔다. 병원마다 차이가 나는 진료비와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과도한 금액 청구 등을 지적했다. 특히 반려동물 700만시대가 도달하며 동물병원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대책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2021년12월 동물 반려인 등의 알권리 강화와 진료 선택권 보장, 진료 표준화를 위한 수의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동물병원의 과잉 진료나 진료비 청구 등으로 인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 수의사가 2인 이상인 동물병원은 각종 진료비용을 병원 내에 게시해야 한다. 동물병원 내부 접수창구, 진료실 등 이용객들이 알아보기 쉬운 곳에 책자나 인쇄물을 비치하고 벽보를 부착하거나 동물병원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 등이다.
이날 진료비 게시 첫 시행에 도내 동물병원에서도 혼선이 빚어졌다. 차질없이 온·오프라인에 진료비를 공개한 곳이 있는 반면 의무화인건 알지만 아직 진료비 게시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수원시 인계동의 A동물병원은 이미 지난해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를 완료했다. 하루에도 수십마리의 동물들이 병원을 찾고, 특히 지난해부터 부쩍 이용객이 늘면서 진료비 문의가 급증해 선도적으로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A 동물병원 관계자는 "강아지들이 진료를 받을 때 이미 보호자들에게 비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며 " 진료실마다 진료비를 부착하진 않았었는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24시간 운영하는 성남 B 동물병원 내부엔 아직 진료비에 관한 어떠한 게시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관계자는 "의무화에 대해서 이미 공문이 내려와서 알고 있었는데, 준비하는 게 길어서 내일이나 모레쯤 부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료비를 게시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이 부과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차 30만 원, 2차 60만 원, 3차 9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경기도는 시군과 합동으로 동물병원 중대 진료비 사전고지 및 게시에 대한 중점 점검을 실시해 위반사항 적발 시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수의사법 개정 시행내용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동물병원에 홍보와 지도점검을 병행하겠다"며 "동물병원 이용자의 알 권리와 진료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해부터는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의 중대 수술 등을 할 때는 미리 예상 진료비를 보호자에 알려야 한다. 개정 수의사법은 동물병원이 이용자에게 수술 등 중대 진료에 관한 예상 진료비용을 사전에 고지하고, 동물병원 내 잘 보이는 곳에 주요 진료비용을 게시토록 했다.(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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