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가 첫 번째 출입금지 구역인 ‘서울 남부 구치소’에 들어가 육중한 철문에 봉인돼 있던 교도관들의 진짜 이야기를 조명했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에서는 MC 김종국, 양세형, 이이경이 ‘금지구역의 탑티어’라 할 수 있는 교정시설 중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안희정, 조두순, 김근식, 정인이 양모 등 수많은 인물들이 거쳐간 ‘서울 남부 구치소’에 출입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 1회 시청률은 수도권 3.8%, 전국 3.5%, 2049 1.8%를 기록하며(닐슨코리아 가구기준)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이날 김종국, 양세형은 실제 수용자들이 거치는 정식 입소 절차를 모두 밟고 ‘일일 수용자’ 신분으로 서울 남부 구치소에 입소했다. 김종국과 양세형은 난생 처음 타보는 법무부 호송 버스에 신기해 한 것도 잠시, 육중한 두 개의 철문을 통해 들어간 구치소의 리얼한 풍경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입소 절차를 밟으며 담당 교도관으로부터 “알코올이나 마약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항문 검사까지 받으며 “조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김종국, 양세형은 실제 구속된 사람들이 생활하는 수용 거실에 직접 들어가 수용자들의 삶을 간접 체험했다. 이 과정에서 구치소 내에서 탈모약을 판매한다는 사실이 공개돼 흥미를 자극했다. ‘신입 교도관’ 자격으로 출입하게 된 이이경과 만나 소위 ‘콩밥’이라 불리는 구치소내 식사를 맛보기도 했다. 수용자들의 식사가 세금으로 운영되다 보니 너무 잘해주거나 너무 부실할 경우 모두 문제가 된다는 구치소 영양사의 고충을 접하기도 했다.
이후, 김종국, 양세형, 이이경은 구치소장으로부터 받은 출입증과 열쇠를 통해 구치소 모든 구역을 탐방했다. 구치소 복도를 걷다 실제 수용자와 스쳐 지나가는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가운데 수용자와 마주쳐 동선을 피해 이동하던 김종국, 양세형, 이이경은 김환준 교도관과 맞닥뜨려 이야기를 나눴다.
김 교도관은 구치소 내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을 공개해 귀를 사로잡았다. 김 교도관은 접견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공개하며 “벽 사이에 두고 뽀뽀를 하거나 손을 맞대는 건 기본이다. 성경도 읽고, 고깔모자를 쓰고 성대한 생일파티를 하기도 한다. 남자 수용자의 경우 여자친구에게 상의를 벗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수용자가 상상만으로 직접 그린 정교한 화투 48장을 공개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방안에서 비둘기를 잡아 키우는 사람도 있다”는 황당한 에피소드를 공개해 폭소를 유발했다. 또한 “수용시설 내에서의 탈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단언하며 “수용자들이 재판장에서 탈옥을 꿈꾸기는 한다. 판사님이 실형 선고를 내리는 순간 바로 뒤로 뛰는 것이다. 하지만 법정 경위 2명, 교도관 2-3명이 있기 때문에 헛된 꿈이다. 도망가다가 잡히면 가중처벌이 있다. 새로운 형을 받아서 또 새로운 형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수용자들의 고의적인 고소, 고발에 고통받는 교도관들의 현실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금지 물품을 압수하거나 원하는 TV 채널이나 영화를 보여주지 않으면 담당 교도관을 괴롭혀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인원 침해 사유로 고소, 고발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 전국 교정 공무원 1만7000여명 중 지난 5년간 고소, 고발을 당한 인원 9413명에 달했다. 그중 99.96%는 무혐의, 불기소 처분됐다는 통계 자료가 더해지며 교도관들의 고충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교도관은 “저는 가면 갈수록 교도관이라는 직업이 재미있다. 만약 제 딸이 교도관을 하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시킬 것이다. 교도관이 제 천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직업적 사명감을 드러내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날 MC들은 수용시설 내에서 발생하는 소란, 난동을 관리하는 CRPT(기동순찰팀) 하대훈 교도관과 만나기도 했다. 하 교도관은 희대의 연쇄살인마 유영철과의 일화를 공개했는데 “2004년 서울구치소에 배속돼 처음으로 야간근무를 하는데 한 수용자의 눈빛이 남다르더라. ‘이 사람 유영철이다’하는 직감이 들었다. 뭘 보냐고 하길래 눈싸움을 계속하면서 ‘근무자가 수용자 보는 거 당연한 거 아니냐. 뭐하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더니 고개를 돌리더라. 살인자의 눈빛에는 광기가 있다”라고 생생한 경험담을 전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인터뷰 도중 실제로 수용자의 난동 상황이 발생해 하 교도관이 긴급 출동하는 현장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겨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CRPT 교도관들은 하루에도 10여건 이상의 출동 상황을 겪고, 예측할 수 없는 위험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와 함께 2021년 교정시설 내에서 발생한 1278건의 사건, 사고 중에서 111건이 수용자의 교도관 폭행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럼에도 하 교도관은 “처음에는 많이 긴장되기도 했는데, 팀원들과 함께 출동하고 제압하니까 괜찮다. 서로 의지해가면서 서로 믿으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팀원들이 제 힘의 원천”이라고 말해 콧잔등을 찡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관계자 외 출입금지’는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구치소 철창 너머의 세상을 리얼하게 담아내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미지의 세계를 탐방하며 즐기는 신기한 볼거리는 금지구역을 향한 시청자들의 원초적 호기심을 해소해줬고, 낯선 공간이 주는 생경함은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나아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고충을 감내하며, 때로는 위험을 마주하고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며 먹먹한 여운까지 더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는 ‘서울 남부 구치소’에 이어 다음 주 ‘서울 남부 교도소’ 봉인 해제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는 외부인은 다가갈 수도 들여다볼 수도 없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에 1일 출입증을 받고 입장해 미지에 쌓인 금지구역의 이야기를 봉인 해제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9시에 방송된다.
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 김종국, 이이경, 양세찬. (사진=SBS)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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