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지적한 노인빈곤 '최악' 한국…'연금개혁' 답 될까
2023-01-09 10:33:35 2023-01-09 10:33:35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OECD국가 중 노인빈곤율이 최악의 수치를 기록하는 한국에 대해 외신도 '은퇴 이후 더 많은 노동을 하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인구 감소세로 인한 연금 불안정이 원인으로 주목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연금개혁 방향이 이같은 과제를 해결할지 주목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여러 동아시아 국가에서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줄면서 70대 이상 고령자도 일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일하는 노인 비율이 높았다. NYT는 한국의 65세 이상 일하는 노인은 100명 중 40명에 달했지만, 일본은 100명 중 25명, 홍콩은 100명 중 약 13명꼴이라고 했다. 반면 미국은 100명 중 18명으로 이보다 낮았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옆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점심 배식을 받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인이 저임금 일자리에 주로 일하는 점도 지적됐다. NYT는 "동아시아 현실 속의 많은 노인은 청소나 마트, 배달, 경비 등 저임금 노동을 하고 있다"라며 "저임금 계약직의 경우 기업의 퇴직연금이 아니라 국가에서 주는 기초연금밖에 받지 못하게 되는데 한국과 중국, 일본의 평균 연금은 월 500달러(약 63만원)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더욱이 한국 노인 빈곤율은 OECD 평균의 3배로 최악의 수준이다.
 
NYT는 이 같은 원인을 동아시아 전역의 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연금 불안정을 꼽았다.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젊은이들의 비중이 줄어 연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진 반면 고령자 증가로 정부가 감당해야 하는 연금 총액이 늘어났다. 이에 노인들에게 충분한 생활비가 지급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한국의 국민연금 고갈 시기는 2056년으로 5년 전보다 고갈 시점이 1년 당겨졌다. 같은 해 적자 규모는 263조원으로 추산되는데, 5년 전에 비해 규모 또한 2배 이상 커졌다.
 
이 때문에 윤 정부는 올해 개혁 3대 과제 중 하나로 연금을 꼽고 개혁을 추진중이다. 이달 3일 국회 연금개혁특위(위원장 주호영)는 전체 회의를 열어 민간자문위원회로부터 연금 수령을 만 65세 이후로 더 늦추는 방안과, 보험료를 현행 9%에서 점차 인상하는 방안을 보고받았다.
 
자문위의 김연명 교수는 “연금 수급 연령(2033년 기준 65살)을 67살 이후로 (더)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고, 연금 가입 (상한) 연령을 현행 59살에서 더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며 “노후 소득 공백 문제와 국민연금 신뢰도를 종합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안 없이 ‘더 내고 더 받자’는 말은 무책임하다. 노후 보장성 확대는 저소득층을 위주로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특위는 이날 자문위가 제시한 의견을 바탕으로 이달 말까지 개혁안 초안을 만들고, 4월 말까지 국민 여론을 수렴해 국회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도 국회 연금특위 논의 결과 등을 반영해 이르면 상반기에 연금개혁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윤 정부도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고 내야 할 보험료를 올리는 쪽으로 윤곽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김용하, 김연명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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